그때는 왜 몰랐을까?
고맙다는 말을 더 자주 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고맙다는 말에 더 진심을 담았어야 했는데.
오늘은 내가 지금까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내가 잘났다고 해도 혼자 살아갈 수는 없다. 내가 능력이 뛰어나서 혼자 해낸 것 같아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주위의 도움이 끊임없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스스로 뭔가를 해보겠다고 일을 벌였을 때를 생각해 봐도 처음부터 계속해서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나 혼자 다 한 것 같지만 그건 완전한 착각이었다. 아마 혼자였다면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도중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었다.
생애 처음으로 장례를 치르게 됐을 때의 일이다. 나는 그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상주는 오롯이 죽음을 슬퍼할 수만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상주의 애도는 장례가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되었다. 상주는 이른바 장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온전히 슬픔에 잠겨있을 수가 없다. 바로 그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다가와서 마치 자신들의 일인 것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소리 없이 행해지는 그들의 도움으로 나는 장례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일보다 더 중대한 일이다. 그저 한 사람이 오고 가는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의 전 생애도 함께 떠나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일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떠나는 사람의 생애 속에 내가 고스란히 들어있기 때문이다. 나의 기억 속에 그 사람이 고스란히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힘든 순간에 조용히 다가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내게 세상은 서로 함께 할 수 있기에 살만하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그들은 나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해 주었다. 나는 그로부터 세월이 한참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무수히 많은 도움을 준 사람들이 늘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러한 감정은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누군가가 나로 인해 세상이 살만하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나로 인해 세상은 함께할 때 비로소 더 가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