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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범 Mar 22. 2024

ep4.에이전시 기획자의 이직 꿈, 마침내 대기업

나는 지방대 출신이자 기획자이며, 운이 좋은 사람이다. 

오늘은 평소보다 짧은 글을 써볼까 한다. 큰 이유는 아니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나의 글을 소개했고 몇몇 지인들이 글이 약간 긴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물론 나의 글을 끝까지 읽고 나서 이야기를 해준 것이기에 감사함을 느낀다. 유익하거나 재미있는 글도 아님에도 잘 읽었다고 이야기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당신은 퇴사와 이직을 꿈꾼 적이 있는가? 

아마 회사를 출근하는 길에도 심지어 상사에게 혼나거나 내가 만든 기획서의 평가가 좋지 않은 퇴근길에도 퇴사와 이직 생각을 할 것이다. 

물론 나 역시도 그랬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이런 뻔한 이야기 말고 조금 더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전에 나의 회사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했었다. 

기획팀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면 약 10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퇴사를 하게 된 시점에는 나의 선배라고 부를 수 있는 기획자는 2명이었다. 


기획팀에 10명이 있는데 4년 차인 기획자가 경력으로는 3번째라고? 


그렇다. 


앞선 에피소드에서 나는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고 하였는데 그것이 4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물론 다른 기획자 분들께서 나의 업무가 과중되었을 때 업무를 나누어 도와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는 보통 혼자 기획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였다.  

오해하지는 않길 바란다. 내가 하고 있는 기획과 커뮤니케이션은 나의 실장님과 대표님께 항상 컨펌을 받고 진행했었다.  메인으로써의 역할을 혼자 해왔을 뿐이다. 


어쩠던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4년 동안 선배 혹은 선임자에게 일을 배우면서 프로젝트를 담당하지는 못하였다. 

월급을 받으며 회사를 다니는 입장에서 배운다는 말이 아이러니 할 수 있지만 혼자 프로젝트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는 누군가 길을 잡아주면 조금 더 빠른 성장과 기획자로써 안정적인 판단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나는 이런 배움과 가이드에 사각지대에 있었으며, 이것이 항상 아쉽고 속상한 일이었다. 

2년 차가 될 때까지는 매일매일이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4년 차 기획자가 되었고 기획팀에서 경력으로는 3번째인 사람이 되었다. 


이때부터였을까? 후배 혹은 동료들이 나에게 질문을 하는 순간이 오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나였다면 이렇게 했을 텐데... 이게 맞을까?...

내가 이렇게 가이드를 주어도 되는 걸까?...

혹여나의 업무스타일을 너무 무의식 중에 강요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누군가 나도 알려주었다면... 

누군가 나에게 가이드를 주는 모습을 보았었다면... 

그런 모습을 보고 배우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나만의 화법으로 알려줄 수 있었을 텐데...

와 같은 아쉬움이 뒤따라 왔다. 


이때부터였을까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이 틀린 것 같았으며, 불과 1~2년 전 항상 자신이 있던 나에게서 멀어지는 것 같았다. 


이런 고민들이 들기 시작과 동시에 이 자리를 그리고 이 환경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내가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고 아직은 뒤를 끌어주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나에게 집중하며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고 싶었다. 


그렇게 한 단계 성장을 하기 위해 나는 퇴사와 이직을 꿈꿨다. 




성장이라는 단어를 쓰다 보니 과거에 한 과학자분의 이야기가 생각나 여러분과 나눠보고자 한다. 


갑각류는 사람과 다른 게 속 안에 뼈가 없고 껍질이 단단하다고 한다. 그런 갑각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단했던 껍질을 벗고 나오는데 탈피 직후 갑각류는 표피는 아주 약하다고 한다. 그렇기에 갑각류가 성장하는 시기는 오직 가장 약해져 있는 순간이라고 말하며, 사람도 갑각류와 같을 것이라고 한다. 본인이 처한 환경 그리고 익숙해진 마음에 껍질이 생겨서 아무리 누가 공격해도 담담하고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을 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 것 같고 당장 스치기만 해도 상처받는 그 순간에 우리는 성장한다.


나의 퇴사와 이직 결심이 에이전시의 어려움, 연봉과 나의 라이프 밸런스 등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성장도 한 가지의 이유이다. 

익숙해진 에이전시 환경 속에서 나의 선택과 방향에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익숙해짐을 지나 불안감이 생긴 시간이 있었다. 


자신 없던 내 모습에 상처를 받고 힘든 시간이 지나가고 보니 그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순간이 성장할 수 있는 순간이라는 말을 오늘도 속는 셈 치고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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