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방대 출신이자 기획자이며, 운이 좋은 사람이다.
지난 에피소드에서 에이전시에서 이직을 했다.라는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럼 다음 이야기로 이직 준비를 하는 이야기? 이직에 성공했던 이야기? 를 정리해 볼까 하는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다 오늘 출근길, 문득 내가 에이전시에서 만 4년을 힘들게 일했는데 에이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한편에 끝낼 수 있겠는가?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기에 내가 에이전시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와 고민 하나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당신의 업무 스타일은 어떠한가?
나는 운이 좋게 합류했던 에이전시의 기획팀에는 다양한 업무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기획자 분들이 있었고
그들의 업무 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각자의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게 사람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게 기획자일 텐데 어떻게 스타일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나눌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내가 만나왔던 기획자들의 업무 유형은 크게 나누어 보자면 아래와 같이 4가지로 나누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민첩과 효율을 중요시하지만 창의력이 부족한 사람,
곧장 행동으로 옮기고 추진력이 좋지만 주도면밀하지 못한 사람
계획이 완벽하고 놓치는 부분 없이 꼼꼼하지만 변수 대응이 약한 사람
완벽하게 분석해서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답변하지만 완벽을 위해 추진력이 떨어지는 사람.
필자 같은 경우에는 '곧장 행동으로 옮기고 추진역이 좋지만 주도면밀하지 못한 사람'에 가까운 업무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브런치의 시작도 밤늦게 여자친구와 생각 정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날부터 시작했으니 일상의 추진력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업무를 진행할 때 아무 계획 없이 업무를 진행을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며, 프로젝트 진행 과정이 완벽하거나 놓치는 부분이 없는 꼼꼼한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나는 놓친 문제를 빠르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고 순발력 있고 추진력 있게 필요한 부분들을 정리할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을 순발력 있게 할 수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보아야 하는가?
그것은 아닐 것이다.
더 나은 기획자와 사람이 되기 위해 단점을 채우고자 하는 노력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거창하게 단점을 보완하고 채우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단점은 가볍게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하여 나의 걸음에 맞는 스타일의 밸런스를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 같은 경우에는 퇴근하기 전 내일 혹은 다음 주에 해야 하는 업무 리스트를 포스트잇에 정리하여 모니터에 붙여놓는다.
나의 업무 스타일이 누군가 볼 때는 답답하고 꼼꼼하지 않고 왜 저러는지 이해를 못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나와 다른 업무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을 때도 있으며 그 사람이 못하는 부분을 나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틀렸다고 해서 내가 틀렸다고 믿지 말자, 그들의 눈에 틀린 것이다.
다른 누군가의 눈에는 나의 스타일이 맞는 수도 있다.
그러니 소위 말하는 일잘러와 나의 다름으로 인해 절망의 홍수에 빠지지 말자.
나는 나의 업무 스타일을 믿고 있고, 일 잘하는 사람을 닮기보단 나의 단점을 조금씩 줄여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각자만의 걸음걸이가 있고 발이 꼬이지 않게 한 발씩 가면 된다.
어느 누가 정답이라고 확신하겠는가, 오늘도 나만의 걸음으로 걸어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상처도 잘 받고 많은 부분에서 소심한 편이다.
그렇지만 대외적으로는 기획자를 하고 있으며 남들 앞에서 발표도 할 수 있다.
대학교 시절에는 학생 회장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표로 이야기도 해왔었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틀렸다,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직까지도 삼키기 힘들고 너무나 무겁게 다가온다.
나는 틀린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 상황 속에서는 내가 틀린 것처럼 보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다시 한번 나와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는 틀리지 않았으며, 나만의 장점이 있다고 다시 한번 믿어본다.
그러니 누군가 나에게 틀렸다고 던진 이야기에 상처받지 않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