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범 Mar 20. 2024

ep2.지방대 출신 에이전시 기획자의 성장 비결

나는 지방대 출신이자 기획자이며, 운이 좋은 사람이다.

우선 브런치 작가에 선정이 되어 나만의 일기장이 아닌 나의 생각과 일상을 공유할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주신 브런치 팀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내 인생에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은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비록 글을 쓰고 브런치 글을 발행한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뭐.. 어떠한가

짧은 기간이라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설렘이고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이 될 거라고 믿는다.




앞서 내가 기획자의 꿈을 가진 과정을 짧게나마 이야기를 했다.

오늘은 그 이후의 이야기이다.


나는 대학시절 에이전시를 가야겠다는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

에이전시에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원하는 분야를 정해서 인하우스를 가야지!


당시 초록창과 확인되지 않은 주변 동기들의 무수한 소문으로 접한 에이전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들었으며, 야근이 많고, 급여가 적다는 등 많은 이야기를 들었었다.

취업을 해야 하는 당시만 하더라도 야근? 업무 강도? 급여?... 그래 뭐... 무엇이 중요한가.

먼저 졸업한 선배들도 취업이 안되어서 1년, 2년씩 취업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디든 가야 한다라는 나름의 압박과 두려움이 있었다.


또한 인하우스라는 즉 자체 서비스를 하는 기업은 에이전시보다 회사의 규모나 허들이 높다고 무의식 중에 방어적으로 생각했던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나는 에이전시를 간 것은 무엇보다 최고의 선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주변 지인 혹은 동종업계의 동일 연차에 비해 많은 경험을 짧은 시간에 했으며, 그만큼 가파른 성장을 했다고 자부한다.  다만 과거의 나는 어리석게도 인하우스라고 하면 무조건 큰 기업, 예를 들면 LG, 삼성 등등... 당시 인하우스가 어떤 기업을 말하는지 에이전시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스터디를 한다거나 주변 친구들과 정보를 교류하거나 그런 노력도 없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짧은 지식과 경험 안에서 모든 결정을 했었다. 만약에 내가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면 지금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어리석은 아쉬움이 남을 때가 있다.


에이전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꼭 이 이야기는 해주고 싶다.
잠깐의 시간을 내어서 어떤 에이전시가 있고 해당 에이전시는 어떤 장점이 있으며,
내가 입사했을 때 어느 분야에 대해 경험을 쌓을 수 있는지 꼭 눈으로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의 방향이 있으니 말이다.

이직을 하면서 첫 시작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기 때문이다.


어쩠던 나는 운이 좋게 합류하게 된  에이전시에서 만 4년을 근무했으며, 내가 1년 차 신입 때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던 프로젝트는 본의 아니게 담당 사수의 퇴사로 인해 혼자 진행하게 되었었다.


그렇게 두 번째 운을 만나서 나는 기획자의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이 상황은 담당사수의 퇴사로 인해 혼자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도 혹은 나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상황이 당신은 어떻게 느껴지는가?


나는 당시 후자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것은 또 하나의 운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아는 것 없는 신입의 무책임한 생각과 자만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있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자신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여 노력할 자신이다.


그렇다면 프로젝트의 결과는 어땠을까?

다행히도 큰 문제없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 다행스러운 결과가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을 너무 잘해서 만들어졌는가?

절대로 아닐 것이며, TF인원들이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은 부분에서 신경 써주고 노력해 주었기 때문에 문제없이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내가 이런 상황이 불합리하고 부담스러워서 상사분에게 사수를 붙여달라고 할 수도 혹은 시작하기 전부터 절망에 빠져 포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고 피한다면 이 문제를 속에서 내가 모르는 부분은 무엇인지, 모르는 부분이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시간이 힘들었지만 지나가고 느낀 것은 다음에 똑같은 문제가 있을 경우 해결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당시 몰랐던 문제는 해결해 본 경험이 있기에 다음에는 조금 더 나은 해결 방법을 채택할 수 있었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처음 해보는 일... 누구에게나 생소하고 모르는 문제 투성이다.

어느 누가 정답을 알 수 있으며, 정답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살아가다 보면 처음 해보는 일과 상황은 반복된다.

20대 남자만 하더라도 대학교 원서를 넣고 수강 신청을 해보아야 할 테고, 초중고의 시험 형태가 아닌 새로운 시험의 형태를 마주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군대도 새로운 환경이지 않은가, 입사 후 맡는 프로젝트 또한 새로운 일일 것이며, 이직을 하여 업무 환경이 변화된다 하여도 새로운 일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정답에 가깝게 찾아가는 "방법"을 알아간다고 생각하면 부담감이나 걱정이 조금은 덜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렇게 나는 만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에이전시에서 너무 많이 힘들기도 때론 즐겁기도 하였다.

즐겁단 느낌이라는 것이 놀이동산 혹은 휴일을 마주하는 즐거움은 아닐 것이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론칭이 되었을 때 '뿌듯함' 이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이자 즐거움이었으며, 이런 뿌듯함은 에이전시의 특권이지 않을까?

그리고 너무나도 운이 좋게 좋은 인연을 만나 에이전시라는 환경에서 버틸 수 있었다.

* 나에게 소중한 인연이자 같은 팀이었던 김 OO, 한 OO, 채 OO, 강 OO, 김 OO, 이 OO, 이 OO, 전 OO, 조 OO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함을 전해본다.


이런 마음과 인연 그리고 끝나지 않던 야근으로 나는 성장했고 에이전시에서 이직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취업을 준비할 때도 취업은 경력이 있어야 할 수 있고 신입의 문은 정말 좁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취업 준비를 처음 했던 시간에서 약 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취업이 힘들다는 수많은 이야기와 기사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몸소 느끼는 요즘이다.  

요즘은 신입 IT 기획자분들의 포트폴리오를 가끔 접하게 되는데, 포트폴리오의 퀄리티가 너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분들이 취업이 안된다고?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5년 전에 이들이 취업준비를 했다면 나는 취업을 못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지금도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이 높아진 업계의 기준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고 내가 잘하고 있는지 이게 맞는지 고민과 걱정 그리고 불안이 항상 함께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잘될 거야 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 보단 각자의 운이 곧 다가오길 묵묵하게 바라본다.


작가의 이전글 ep1.어떻게 시작했더라, 지방대부터 대기업 기획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