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
깜박 잊고 닫아두지 않은 창문 틈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비집고 들어왔다.
분명 어제만 해도 더워 내어놓은 이불속 내 발가락이
몰래 들어온 가을바람의 간지럽힘에 꼼지락꼼지락.
더웠던 끈적임의 찰기 있는 여름 바람이 가고
비단결의 부드러운 가을바람이 오는 걸 보니
곧 울긋불긋 단풍 또한
수채화처럼 우리 집 앞을 물들이리라.
그때가 되면 남편과 손 꼭 잡고
바시락 대는 낙엽의 흔적 따라
집 앞 단지를
타박타박 걸어야겠다.
내가 꼽은 가장 행복하고도 포근한 순간. 내 삶의 작은 기쁨들이 모여 이룬 하나의 찬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