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석훈 Aug 17. 2024

여름에 니트

옷스럽다.

익어간다. 옷과 몸 사이 공기가 점점 달궈진다. 천 한 겹 걸쳤을 뿐인데 멍석 말린 듯 답답하다.

그런데 니트라니. 겨울엔 패딩 여름엔 매쉬 아닌가. 한여름, 더워 죽겠는데 니트라니.

겨울 멋쟁이 얼어 죽고 여름 멋쟁이 더워 죽는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내 눈에는

얼어 죽는 겨울 멋쟁이는 이해라도 되는데 더워죽은 여름 멋쟁이는 미련해 보인다.


스트라이프 셔츠에 짧은 러닝 쇼츠를 입었다. 반바지에 반팔은 너무 가벼운 느낌이라

셔츠는 긴팔을 입었다. 미련하고 옷스러운 짓이다.


마음에 드는 반팔 니트를 선물 받았다. 입어보니 예쁘기도 그물에 걸린 감자 같기도 하다.

여름에 두고두고 입을 수 있겠다. 디자인에 정신이 팔려 덥지 않을까? 같은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새 팔찌도 마음에 든다. 기존에 차고 다니던 실버와는 다른 청량한 소재를 레이어드 하니 더욱 시원해 보인다.

막상 차고 있는 팔은 조금 답답할지 모르지만.


미련하고 옷스러운 짓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가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