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준희 May 10. 2023

첫 부동산 투자 실패로 배운 것들

부동산 투자 

주식투자로는 많은 실패를 했었지만 부동산으로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주식투자보다 목돈이 들어가는 만큼 신중히 알아보고 결정했기 때문인 것 같다.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5년, 첫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단독주택 vs 다세대 주택/빌라


먼저, 부동산 투자를 몇 년 동안 활발하게 하다가 지금은 더 이상 늘리고 있지 않다. 2018년부터 사기 시작해서 총 6개의 집을 가지고 있다가 2022년에 하나를 팔았고, 2023년에 하나를 팔려고 내놓았다. 지금 내놓은 집이 내 첫 실패작이다. 6개의 집은 모두 한 가구 단독주택이다. 한 가구 단독주택을 여러 개 가지고 있으니 각 집마다 보험이라던지 여러 문서를 관리해야 하고 집 또한 따로 관리해야 해서 신경 쓸 일이 정말 많고 힘들었다. 만약 6개의 단독주택이 아니라 1개의 다세대 주택이나 빌라를 가지고 있었다면 훨씬 관리가 쉬웠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되도록이면 단독주택의 개수를 줄이고 나중에 기회가 닿을 때 다세대 주택이나 빌라를 사고 싶다. 


투자 실패 - 세일해서 산 매물 


2020년에 코로나가 막 터졌을 때 좋은 매물이 나와서 매수했다. 오래된 집이었지만 좋은 위치에 있는 집이었고 무엇보다 가격이 쌌다. 경제가 불안정해서 이자도 아주 싼 시기였다. 집을 더 살 생각이 없었는데 순전히 좋은 조건이고 가격이 싸서 구입한 것이다. 계획에 없던 매물이기 때문에 자금을 유동하는데도 큰 스트레스를 받고 우여곡절이 있었다. 주식을 팔아서 사야 했는데 주식이 많이 올라서 팔면 또 세금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3년간의 방치


집은 바로 세를 놓을 수 없는 상태였고 수리를 해야 했는데, 바로 수리하지 않고 견적을 내고 알아보면서 벽을 뜯고 지붕을 새로 하던 중, 코로나가 심하게 퍼지고 있던 뉴욕을 피해 미국 중부에서 몇 달을 보내고 또 미국 서부에서 석 달을 보냈고, 임신하고, 유산하고, 이사하고, 또 임신하고, 출산을 하고, 직장도 옮기고 워킹맘으로 살다 보니 3년이 지나가 있었다. 그동안 경제는 점점 더 안 좋아졌다. 융자는 나가고 있는데 집을 수리할 정신은 없고, 매일 밤 잠에 들기 전에 그 집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면서 3년을 보낸 것이다. 


방치로 인한 집 상태 악화


결국 얼마 전에 집을 내놓았다. 그런데 집의 상태가 심각하게 안 좋아졌다. 원래 그리 좋지 않던 집 상태가 방치로 인해 더 악화된 것이다. 원래는 겉에만 고치면 사람이 살 수 있던 상태의 집이, 이제는 전부 뜯어고쳐야 하는 상태로 훼손되었다. 그래서 융자를 받을 수 있는 집 상태가 아니라 (융자를 받으려면 지금 당장 사람이 살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현금으로 매수할 수 있는 구매자에게만 팔 수 있고, 지금 경제가 악화된 상태에서 몇억을 현금으로 유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판매가 더 어려워졌다. 결국은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내가 직접 수리를 감독해서 고쳐서 팔아도 되지만, 시간적으로 내가 집수리를 직접 감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직접 한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최고 수익이 그리 많은 편도 아니다. (집이 작기 때문에 판매가격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집을 고치려면 적어도 1억 정도의 현금이 필요한데 현재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여유 자금을 전부 집을 고치는 데 사용하고 싶지 않다. 아이도 있는데 경제가 더 안 좋아지면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 오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받을 건 확실하고,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적은 상황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파는 것이 낫다고 결론 내렸다. 




투자 실패로 인해 배운 것들


지금껏 투자로 실패보다 성공이 훨씬 많았지만, 투자 실패는 훨씬 더 타격이 컸다


주식과 부동산, 블록체인 투자를 하면서 실패도 많이 겪었지만 성공이 훨씬 많았다. 그런데 실패했을 때 드는 패배감은 성공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이 컸다. 예를 들어 투자 성공으로 100만 원을 벌어서 느끼는 기쁨은 적은데, 투자 실패로 100만 원을 잃을 때는 상실감이 정말 크고 스스로에게 실망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오랫동안 고민하고 결정했던 부동산 투자 실패는 더더욱 심했다. 방치로 인해 집 상태가 안 좋아지고, 몇천만 원의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한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스스로를 많이 원망했다. 그런데 투자 실패로 스스로를 원망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성공할 때가 있으면 실패할 때도 있는데, 실패를 했으면 배울 것을 취하고 다음 성공을 노려야지 패배감을 떨치지 못하고 우울해하는 건 감정낭비이기 때문이다. 워킹맘으로, 투자자로,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이런 일로 에너지를 뺏기면 다른 더 중요한 일들을 더 잘 해낼 수 없다. 


걱정거리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삶을 살아야


아이를 낳기 전에는 여러 가지를 신경 쓸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있어서 단순히 싸다는 이유로 이런 매물을 구입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비즈니스를 할 때는 '열심히'도 있지만 '똑똑하게, '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들이 존재하는데 반해 아이를 키우는 데는 지름길이나 적은 시간을 들여 효과를 극대화하는 '효율'적인 방법이 없다. 그저 부모의 시간과 감정을 고스란히 갈아 넣어야 한 사람의 인격이 제대로 형성되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를 낳은 지금에서야 '바쁘다'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한정적인 시간과 뇌의 용량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2020년에 이 집을 구입하고 나서 별 걸 하지 않았지만 이 집에 대해 생각하느라 뇌의 용량을 많이 사용하고 기분이 종종 안 좋았다. 기분을 망친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닌데, 이 집이 항상 내 뇌리에 떡하니 자리 잡고 쉬려고 누웠을 때 항상 떠올랐다. 결국 손해 볼걸 보고 빨리 잘라내고 더 중요한 일에 힘썼어야 했는데 지난 3년간 시간과 감정낭비를 한 게 후회스럽고 앞으론 그러지 말아야겠단 걸 배웠다. 


정확하고 즉각적인 계획과 자금이 없는 매물은 사지 않기 


앞으로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나와 우리 가정에게 정말 중요한 일인지, 에너지를 투자할 가치가 있는 일인지, 언제, 어떻게 정확히 가치를 창출할 건지, 그러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마련되어 있는지 정확한 계획을 가지고 접근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월세를 내지 않겠다는 세입자와의조정 과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