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깨작희작 Dec 18. 2023

편지


 한 줄 한 줄이 소중해서 혹은 읽다가 눈물이 왈칵 나올까 봐 잠시 내려놓았다가 몇 번을 다시 펼쳐 읽어 본 편지가 있는가? 오늘 그런 편지를 받았다. 예쁜 편지지, 적당한 시간대를 골라 어떤 말로 처음을 시작할까 머리와 펜을 굴렸을 그를 생각해 본다.


 얇은 종이 위에 단시간에 꽤나 굵직했던 우리의 추억, 감정의 무게들이 오롯이 담겨있었다. 행복해서 날아갈 듯 가벼운 무게의 기억들, 가끔은 지쳤던 무거운 무게의 추억들까지. 이 가벼움과 무거웠던 만남의 조화로움 때문이었을까? 글을 읽는 동안 알 수 없는 평화로움을 느꼈다.


편지를 읽으며 흐른 눈물의 근원은 결코 행복이란 일면에서만 차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긋남과 슬픔이란 일렁임이 동시에 눈물 펌프를 자극했으리라. 이제 쏟아낸 눈물 뒤에는 슬픔도 기쁨도 모두 정화된 우리의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의 만남이
새로운 백지 위에 조화로운 무게로
다시 담기길 바라며.


 

작가의 이전글 실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