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다가 ‘오늘은 뭐 했니?’라고 물어보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뭐,, 이것저것'이라며 얼버무리면서 통화를 마무리했던 적이 있다. 왜 자신 있게 답변하지 못했을까?라고 자문해 보니 스스로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오늘 회사에서 인정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남들처럼 갓생을 살지 않았다고 해서 보람 없는 하루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사실 나는 전날 저녁에 세워둔 계획을 모두 끝내지 못하면 하루를 낭비했다는 생각에 자책하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남들이 인정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시간을 보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얼마 전 독립 서점에서 구매한 책에서 발견한 문구가 갑자기 생각났다.
‘보람 없는 하루는 없다. 모든 하루에는 배움과 기쁨이 있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보람이 단 0%도 없는 하루는 없다.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던 날이나, 회사에서 실수를 해서 우울한 날에도 찾아보면 배울 점과 기쁨이 있다. 예를 들어, 침대에 누워 새로운 드라마를 정주행 했을 때의 기쁨이 있고, 실수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해낸 일보다 해내지 못한 일에 더 집중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꼭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대단한 것들을 이뤄내지 내지 않아도 나의 하루는 충분히 보람차고, 가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무의미한 하루가 될 수도 있고, 기쁨과 배움이 가득 찬 하루가 될 수도 있다. 나만의 보람과 기쁨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면 하루가 하루가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