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혼자 영화를 보는 일에 대해 이하기해 보려고 한다. 혼자 영화를 보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솔직히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봤을 때 더 재밌는 영화가 훨씬 많다. 영화를 보고 밖으로 나오면서 함께 온 사람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혼자 영화 보는 것을 즐기는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아침잠이 없는 나도 이상하게 주말에는 늦잠을 자는데, 눈을 뜨면 바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핸드폰을 한다. 그러다 금방 오후가 되고, 알찬 하루를 보내기에는 늦었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래서 보통 주말 아침에 혼자 영화를 본다. 조조 영화는 보통 8~10시 사이에 시작하기 때문에 주말에 강제로 일찍 일어나게 된다.
우리 집에서 영화관까지 거리가 꽤 되는데, 대중교통 타지 않고 걸어가거나 따릉이를 이용하는 편이다. 귀찮을 수도 있지만 유산소 운동을 한다는 생각으로 걷다 보면 기분이 상쾌하다. 아침에 혼자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일찍 일어나게 되고, 운동도 하게 되니 일석이조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하고 집에 돌아와도 아직 주말 오전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와 함께 영화를 보면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상대방이 팝콘을 더 먹을 것인지, 혹시나 졸고 있진 않은지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혼자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나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주인공은 이래서 악당이 되었구나’
‘영상 효과 멋있다! 어떻게 연출한 걸까?’
이런 자잘한 생각들을 영화 보는 내내 끊임없이 하게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와 같이 볼 때보다 혼자 영화를 봤을 때 줄거리나 상황이 기억에 더 뚜렷하게 남는 것 같다.
혼영에 대해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사이드 좌석에 앉는 것이다. 영화 중간에 사람들이 계속 왔다 갔다 해서 몰입의 흐름이 끊긴 적이 있지 않은가? 사이드 좌석은 보통 누군가 예약하면, 그 옆좌석은 잘 앉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주말 아침이라면 내 옆에 아무도 앉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온전히 영화에 집중할 수 있다.
또, 팝콘을 먹고 싶은데 혼자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거나 팝콘 말고 다른 과자를 먹고 싶다면 집에서 먹고 싶은 과자를 챙겨 오는 방법도 있다. 과자 봉지 그대로 들고 오면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영화에 방해될 수 있기 때문에 지퍼백에 먹을 만큼만 담아 오는 것을 추천한다.
예전부터 기대했던 영화 <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가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주말에 혼자 보러 갈 계획이다. 물론 기다렸다가 지인과 함께 볼 수도 있지만 그때까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주말 아침 일찍 일어나 내가 기대했던 영화를 보며 하루를 시작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