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모두 우리로 똑같습니다. 이 세 명의 우리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고군분투해나가며 자신들의 생활을 꿋꿋이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이 웹툰을 보다 보면 저도 모르게 밝은 기운을 얻고 갑니다. 아마 이 웹툰의 이야기가 주인공들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겠죠.
29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우리, 그리고 미대 졸업 후 계약직으로 일하는 봉우리 마지막으로 스튜어디스로 살고 있는 한 집안의 소녀 가장 차우리까지. 이 세명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 있는 그 누군가의 이야기이며, 동시에 이들이 하는 고민은 우리가 한 번씩은 해봤을 법한 고민들입니다. 그 고민들을 이 세 명이서 서로 아웅다웅해가면서 잘 풀어나가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보는 저도 힘이 나고 그렇습니다.
특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우리라는 인물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어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나를 위한 일인지, 혹은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함인지 헷갈릴 때가 있죠. 김우리는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무원 준비를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합니다. 이윽고 공황장애까지 겪게 되는데요,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공부를 오래 해오다 보니 스트레스가 축적된 것입니다.
이후 김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언제 행복한지 스스로 찾기 시작했죠. 준비했던 공무원 시험을 놓는다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본인을 위해서 김우리는 결단을 내립니다.
취업이 힘든 요즘 이런 김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저도 취업 준비를 하면서 제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던지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안 되면 어떡하지 라는 질문을 여러 번 했습니다. 답이 없는 질문을 가지고 고민을 하면서 스스로를 괴롭게 한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만화 속 김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본인이 본인 스스로를 믿어주고, 더 힘을 쏟아줄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저는 맞다고 생각해요. 결국 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나 자신이고 그 안에서 느끼는 행복과 불행 모두 내 몫인 것이 잖아요. 내 행복을 그들이 대신 느끼는 것이 아니고 내 불행을 남이 대신 감수해주는 것도 아니기에, 내가 스스로 맞다고 여겨지는 선택을 하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튼 스윙]이라는 에세이 책이 있는데요, 이 책의 작가는 대학교 시절 한 선배의 추천으로 스윙댄스를 배우게 됩니다. 무료한 일상의 자극을 찾기 위해 시작한 스윙댄스가 어느새 작가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고, 먼 훗날 30대 중반에 직장 생활로 지친 작가는 다시 스윙 댄스의 문을 두들기게 됩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이 언제 가장 신이 나는지 작가는 한 동안 잊고 살았다가 다시 깨달은 셈인데요. '아홉수 우리들'의 김우리가 자신을 찾는 여정을 시작한 것처럼 이 만화를 읽는 우리들 또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내가 나를 온전하게 받아들여주는 경험을 정말 특별한 경험이고, 그것만큼 나를 충만하게 하는 일도 드무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