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피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을 마주할 때.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이 찾아오곤 합니다.
너무 힘들고 괴로운 순간, 정말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 것인지 절망스럽기만 한데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일이라면 '괜찮아 괜찮아 OO아, 넌 할 수 있어'라고 조언해줬겠습니다만, 막상 제가 그 일을 마주한다면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습니다. 그저, 벗어나고 싶다, 딱 이 생각뿐입니다.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 상황 속에서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어떻게 그 상황을 극복하셨나요?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해볼 주제는 바로, [힘든 순간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대처한 웹툰 주인공들]입니다.
웹툰 주인공들은 어떻게 위기의 순간을 슬기롭게 넘겼을지, 아니면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른 길을 선택했을지, 같이 한 번 살펴볼까요??
1. 소녀의 세계 : 다시 손을 내밀어준 친구들.
소녀의 세계는 고등학교 소녀들이 겪는 크고 작은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웹툰입니다. 고등학생 나이 때 겪는 소녀들의 인간관계 고민, 외모 고민,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에피소드별로 잘 표현해냈습니다. 여학생들 이야기이지만, 결국 학창 시절 동안 겪게 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에 남자인 저도 정말 푹 빠져서 본 웹툰입니다.
특히 주인공 오나리에 저도 이입을 많이 했는데요. 오나리의 주변에는 이쁜 친구들이 많습니다. 다른 학교에서 찾아올 정도로 이쁜 친구들인데요. 나리는 이런 친구들의 외모를 부러워했지만, 친구들은 나리라는 사람 자체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적극성 등, 나리의 친구들은 나리의 그런 모습을 정말 좋아하고 멋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나리는 그런 친구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하고, 친구들의 외모와 자신의 외모를 비교하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내립니다. 그리곤 이윽고, 친구들의 잘난 외모 때문에 자신의 자존감이 너무 낮아진 것 같다며 친구관계를 끊어내기에 이르죠.
하지만, 그렇게 상황을 끊어낸 이후에 봄날이 찾아오지는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멀어진 이후, 나리는 반에서도 잘 적응해내지 못하고 결국 정신적으로 더 피폐해지고 마는데요. 그럴 때 다시 친구들이 나리에게 손을 내밀어준 덕분에, 나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때, 나리의 친구들 중 한 명인 유나가 이런 말을 합니다.
'앞으로 힘들고 섭섭한 일 있으면 쌓아두지 말고 터놓고 얘기해. 소리 지르고 화내도 괜찮아. 솔직히 우리도 너한테 미안한 게 많으니까. 근데 이번처럼 무조건 관계를 끊으려고 하지 마. 그럼 난 너한테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 인가하는 생각이 들어'
어쩌면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사자와 솔직히 터놓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마음. 그 자체가 상황을 풀어낼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2. 진달래 짐 : 실천으로 삶을 일으켜 세우다
네이버 금요웹툰 여성전용 헬스장 진달래 짐은, 혼자 자취하는 직장인 여성이 우연한 계기로 헬스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담은 웹툰입니다. 헬린이에게 운동을 하나하나 친절히 알려준다라는 뉘앙스로 진행되는 이 웹툰은, 각각의 캐릭터가 개성 있어 재밌고, 동시에 운동 지식도 얻을 수 있는 1석 2조의 웹툰입니다.
진달래 짐 13화-14화를 보면 미혼모 여성의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혼자서 아들을 키워가는 지현은, 삶의 무게감에 짓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데요. 마침 그때 친구인 진달래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하면서, 지현의 삶이 바뀌게 됩니다.
진달래의 권유로 지현은 헬스장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고, 스포츠 지도사 2급 자격증을 따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스포츠 모델 그랑프리까지 취득하게 되죠.
진달래의 권유를 뿌리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 지현. 지현 본인의 노력에도 박수를 보내고, 동시에 자신의 친구일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자신의 일처럼 살뜰히 챙긴 진달래라는 작중 캐릭터도 정말 멋있어 보였던 일화입니다.
3. 아몬드 : 우리는 만남으로 위기를 이겨내 나간다.
손원평 작가의 작품 아몬드에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소년 윤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가족과 같이 살지 못하게 된 윤재는, 혼자 힘든 삶을 이겨내 나가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그때 윤재 곁에 한 중년의 남자가 다가오는데요.
어머니와 알던 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은, 어머니가 운영하던 책방 건물의 2층에서 빵집을 운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남성은 윤재를 마치 자신의 아들인 것처럼, 윤재의 생각을 물어봐주고 윤재의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진심으로 생각하면서 도와주려고 합니다.
만일 이 남성이 없었다면, 아마 윤재는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그리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전혀 몰랐을 겁니다. 남성의 적절한 도움 덕분에, 윤재는 세상 사람들과 같이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언인지를 알게 되고 작게나마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됩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 쓰러졌을 때, 반드시 혼자서 일어나야 한다고요.
틀린 말이 아닙니다, 내 삶을 지탱해낼 수 있을 때,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을 테니깐요. 하지만 반드시 매 순간 혼자일 필요는 없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완전하지 않았던 순간에, 우리는 늘 누군가와 함께 했습니다. 그 누군가가 때로는 가족이었고, 때로는 친구였고, 때로는 직장 동료였고, 때로는 이름 모를 어떤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혼자서 해보겠다는 독립심도 정말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힘들 때 자신의 상황을 공유하는 능력, 그리고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능력 또한 지금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것을 혼자 해나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혼자서 이겨내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우리를 도와줄, 우리를 응원해줄 주변 사람들이 있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