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자 Jan 02. 2022

만화를 보고 글을 쓰는, 나 자신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필명 광자로 글을 쓰고 있는 광자(?)입니다. 괜히 본명 밝히기는 부끄럽네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 보기를 좋아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무렵인가, 제로의 사역마라는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하고 나서, 아 이런 종류의 만화도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 뒤로 엄청난 양의 만화들을 봐왔습니다. 흔히들 아는 열혈 소년 장르물인 나루토 블리치, 가정교사 히트맨부터 마이너 한 장르의 만화들도 하나둘 접하면서 꽤나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만화 덕분에 친해진 친구들도 꽤 있었거든요. 


그래서 한 때 꿈도 성우였고, 실제 KBS 1차 서류에 붙어 2차 오디션 기회도 얻었었습니다. 물론 운으로 붙었기에, 얄팍한 저의 연기 실력은 오디션 현장에서 바로 들켜버리고 말았지만요. 


무튼, 그렇게 제 삶 속에 만화라는 존재는 나름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종이 만화에서 인터넷 만화, 이른바 웹툰으로 관심사가 옮겨지게 된 계기는, 네이버에서 연재되었던 '특영반'이라는 웹툰 덕분이었습니다. 




이후 웹툰을 보고 느낀 점을 네이버 블로그와, 브런치에 연재하면서 운이 좋게도 웹 매거진에 글을 연재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좋아하는 걸로 부수입을 얻을 수 있다니 정말 기분이 좋았죠. 한편으로는 저라는 사람의 일부분이 인정받는 기분도 들었고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돈을 받고 원고를 쓰는 과정에서 웹툰 자체를 즐기지 못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분석적으로 작품을 봐야 한다라는 압박 때문인지, 작품을 오롯이 즐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써내는 글도 결국에는 같은 형식의 글을 겉 포장지만 달리하는 형태의 글을 쓰고 있었죠. 


어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제가 제자신의 글을, 글 형태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요. 



아주 짧게 스파이더맨 영화 얘기를 하자면, 이번 영화는 스토리의 기본 구조라고 할 수 있는 발단 > 갈등 > 절정 > 대단원의 형식을 띈다기보다는, 


[(1)이 전 편에서 형성된 위기와 갈등의 전승] 

[(2) 영웅적 고통이 일반인으로서의 영웅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3) 주인공의 잘못된 판단] 

[(4) 멀티버스의 자신들과의 조우를 통한 내적 치유] 

[(5) 본래는 선했던 악당들에 대한 치유]

[(6)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의 홀로서기와 진정한 내적 성장]


이런 형태를 뗬습니다. 야말로 스파이더맨이었기에 가능한 플롯 구조였죠. 


각 콘텐츠마다 그 콘텐츠만이 가질 수 있는 스토리 흐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다양한 버전의 스파이더맨 영화가 존재했기에,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스토리 구성이 가능했죠. 다른 웹툰이나 만화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지금껏 글을 써오면서 그런 점들을 캐치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미 제 스스로가 정해놓은 틀에 제가 읽은 작품을 껴넣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제 자신으로 돌아와서, 조금 가벼워진 마음에서 만화를 봐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작품이라는 단어도 쓰지 말고, 그냥 만화 본다, 웹툰 본다 라는 느낌으로 글을 쓴다면, 보다 자연스러운 글이 나오지 않을까, 글을 위한 글이 아닌 그냥 그 만화 자체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하렘형 웹툰과 수집형 RPG가 사랑받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