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키워드, 습관
나를 갉아먹는 습관
요즘의 나는 아무 생각없이 이동 시간 동안 인스타그램 릴스를 무한대로 돌려 본다. 그 컨텐츠가 무슨 내용인지 중요하진 않다. 모르는 사람들의 릴스를 다 보고난 후에는 친구들의 스토리를 확인한다. 아무렇게나 스토리를 스와이프하다 멋진 친구들이 만들어낸 트렌디한 컨텐츠를 발견한다. 그 때 내 마음속에는 부러움이라는 큰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는 그들과 나를 비교하는 습관이 찾아온다.
'쟤들은 이렇게 멋진 결과물을 만드는데, 너는 뭐해?'
'너는 언제까지 부러워하기만 할꺼야? 언제 행동할래?'
뭐든 나 스스로를 드러내고 내가 가진 것들을 발산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누군가 잘 만들어놓은 결과물을 보면 항상 나를 비교한다. 나를 갉아먹는 습관은 조금이라도 나보다 잘하는 것이 있는 사람과 마주할 때 마다 나타난다. So what? 그래서 어쩔건데? 비교한 다음 변화하겠다는 추가적인 행동이 없는 단순 비교는 나를 갉아먹는 습관일 뿐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충분한 고찰 없이 반복되는 일상은 내 무의식이 스스로를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 알간지가 '세상이 흘러가는 시스템 자체가 비교'라고 말해주는 영상이 있다(영상 링크). 이 자본주의 세상은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자극시키면서 판매를 한다고. 비교는 할 수 밖에 없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세상엔 나보다 잘난 사람이 많을텐데 그 때마다 좌절할 순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해준다. 나는 그 말이 참 좋았다.
남들과 나를 비교할 수는 있지만 비교에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수렁으로 빠지지 않는 것이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난 왜 이것밖에 못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럼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건 뭘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것. 그리고 작더라도 실행에 옮겨 결과물을 만드는 것.
퇴근하며 우연히 만나게 된 부러움을 통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게 되다니. 내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것 같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스스로가 만드는 수렁을 피해갈 수 있는 도구가 되길.
습관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하면 저는 유독 부정적인 경험이 많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참 신기하죠?
미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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