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열심히 해?
타일 학원을 여러 기준으로 나눌 수 있겠지만, 전액국비지원이냐 자비를 내느냐로도 나눌 수 있습니다.
저는 전액국비지원(백수였으므로 가능) 학원에 등록해서 자비를 내고 다니는 학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자비를 내고 다니는 학원에서 좀 더 다양한 것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격증 따기가 목적이면 전액국비지원
실제 타일시공에 대해 배우려면 자비
1. 국비지원학원은 널널해요.
출석이 중요(결석이 많아지면 지원이 중단됨)하고, 수강생을 많이, 오래 붙잡아 두는 것이 학원에 유리하기 때문에 상당히 널널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강생의 어지간한 불성실은 눈감아주는 듯한데, 운이 나빴는지 제가 수강한 시기에는 12명이 수강하여 마지막즈음엔 10명이 남았지만,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저 혼자였습니다. (재원시기 내에서는)
20대 후반부터 60대 중반까지 구성된 당시의 수강생은 그야말로 '아스트랄하다'는 표현이 제격일 만큼 어지러웠는데 (만담 콤비, 피해의식 할머니, 병약한 아주머니, 잠만 자는 젊은이 등이 있었음) 이것은 학원과 시기에 따라 다를 테니 참고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핵심은
국비지원학원에서는
열심히 하지 않아도
크게 뭐라 하지 않는다.
이겠지요.
2. 학원은 소용없다는 입장에 대해
지역별 밴드나 단톡방에는 타일시공자를 구인하는 글이 매일같이 올라오고 관련 정보를 나눕니다.
이 분들의 입장은 대체적으로 '학원은 그닥 쓸모는 없지만 그렇다고 반대까지는 안 함' 정도로 정리되는데, 이것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자격증 시험의 경우 시공방법이 너무 구식이라 실제 현장에서 쓰지 않습니다. 방법부터 재료, 자재까지 전부 달라서 자격증을 따더라도 실제 시공법은 처음부터 배워야 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자격증이 없는 업자분들이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기업 등에 '입사'하거나 '채용'되려면 자격증이 필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건설면허를 발급받을 때도 마찬가지 이므로, 미래가 어찌 될지 모른다면 자격증은 따 두는 게 좋습니다.
무엇보다 자격증 정도는 딸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좀 계십니다. '최저 기준'이랄까요?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학원은 다니십시오.
자비로 다니시면서 최신의 기술과 기능을 익히시면 좋구요 (자격증 대비를 안 하기도 합니다. 오로지 실전) 저처럼 국비지원으로 자격증을 위해 학원을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1. 현장에 '조공(저경력 시공자)'으로 참여하여 준비와 뒤처리를 주로하면서 기술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만 (그 방법이 제일 좋다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조공을 할 땐 하더라도 미리 배우고 가면 보이는 것도 다르고, 나름의 '판단'도 할 수 있습니다.
2. 생각보다 조공에게는 타일을 만질 기회를 잘 안 줍니다. 학원에 가면 친절하게 지도받고 여러 타일을 만져볼 수 있는데 굳이 어깨너머로 어쩌다 한 번씩 타일을 들어볼 필요가 있겠냐는 게 제 생각입니다. (현장은 생각보다 바쁘고, 타일시공은 빠른 시간에 해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자 분들의 마음이 나빠서가 아니라 초보에게 타일을 맡기면 일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3. 일단 시작하면 생활이 바뀝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이 길이 내 길인지 확인하는 과정은 중요합니다. 짧은 기간 안에 수백만 원어치 장비를 구입하게 될 수도 있고, 집안 한쪽은 공사자재와 먼지로 범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팔에는 생채기가 가실 날이 없고 무릎 관절과 허리는 진지하게 안 좋아지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3. 학원을 다닌다면 열심히 하세요.
자격증의 경우, 구식의 시공방법에 예전 자재를 사용하지만 의외로 합격률이 낮습니다. 주어진 과제를 '완성'하는 사람이 절반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한 '기능'이므로, 주변의 온도, 습도, 시멘트와 모래의 상태, 타일의 건조상태와 벽과 바닥의 컨디션 등에 따라 '조금은' 재료의 배합이라던가 양이라던가 힘 같은 것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합격이 쉽습니다. 이론적으로 남에게 설명하지는 못해도 감각적인 부분을 개발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성인들이 수강하고, 국비지원 같은 경우에는 특히나 수강생의 이탈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게으름을 피우려면 얼마든지 피울 수 있겠지만, 열심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은 기능이라
계속 익혀야 하는 것이니까요.
다음 시간에는 몇 가지 장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