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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 : 왜 실내건축인가요?

마지막까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by 당신들의 학교


일단 왜 실내건축인가를
얘기해야겠지요?



직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다양한 기회가 있습니다. 제가 등록했던 타일기술학원도 있고, 요리학원, 커피, 제빵, 제과, 디자인, POP, 네일, 미용, 컴퓨터, 산업기계, 건설기계에 최근에는 드론과 AI까지.


모두 국비지원이거나 돈을 내면 배울 수 있는 기능입니다.



적성과 장단점이 사람마다 다르니, 실내건축이 제일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직업을 선택하실 때, 특히 저처럼 퇴직 후를 생각하신다면 실내건축도 고려해 보시라 말하고 싶네요.



1. 수요가 넘쳐납니다.


유행이나 경제상황에 따라 패션, 미용, 식음료 사업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기술발달(특히 로봇공학과 AI)로 인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분야도 늘어갑니다.


그렇지만 실내건축분야는 큰 걱정이 없습니다.


화장실, 주방의 타일과 도배장판, 가구리폼, 문짝 수리, 누수, 배관문제 등은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어느 집이나 건물에서 '언젠가는' 발생하며, 소소한 수리에 대한 수요는 끝도 없이 발생합니다. (특정시기에 지어진 부실 건물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게 웃프죠)



2. 매장이 없어도 가능한 사업입니다.


물론 매장이 있거나 하다못해 개인 창고라도 있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만, 그것이 없다고 사업을 못하지는 않습니다. 완전 초보임에도 수천수억을 들여 매장을 오픈해야 뭐라도 시작해 볼 수 있는 요식업에 비하면 리스크는 없다시피 합니다.



3. 단가가 높습니다.


자격증이 필요한 기술직이며 (자격증 없이 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기술자의 실력과 자격증 유무는 관계가 없습니다. 요리사 자격증 없는 일류요리사도 있는 것처럼 이해하시면 됩니다) 사용하는 장비가 다양하여 아무나 기술자를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4. 기술발전에도 살아남을 직업입니다.


인간의 논리, 합리성은 AI가 따라잡은 상태입니다. 창의성마저도 넘보는 수준입니다.


서류 작업 등 논리적인 프로세스를 가동하고 유지하는 이른바 행정사무는 중간단계가 거의 없어지는 단계까지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저는 예상합니다. 모든 종류의 사무직에 큰 비전이 있다 말하긴 어렵습니다.


제조, 건설분야도 3D 프린터 등을 활용한 기술발달이 눈부십니다. 관련 직종에 일자리가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소 많더라도 상황에 따른 작업을 카테고리화할 수 있는 일부 서비스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셀프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종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럼 실내건축은요?


이미 지어진 건물 내부의 비교적 협소하고 복잡한 공간에서 주어진 미션을 밀리미터 단위의 정확도로 수행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를 로봇으로 대체하려면 복잡한 액추에이터를 가진 기계를 수시로 이동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완전한 무선, 인간보다 크지 않은 크기까지 구현해야 시도라도 해볼 수 있는 일입니다.


한 마디로 생산성이 극악입니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좋은 장비(기계)로 인간기술자를 보조하는 것입니다.



5. 쉬고 싶을 땐 쉬는 것이 매력


말 그대로 매일 어딘가로 출근하지 않는 방식이 가능한 직업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시고 혹 하는 기분이 드시나요?


제가 주력으로 하는 타일시공분야에 대해 단점도 알아봅시다.




1. 체력소모


기본적으로 몸으로 하는 일입니다. 체력이나 근력이 보통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시도하지 마십시오.



균형감각과 수직수평을 보는 감각도 있어야 합니다.


이런 신체적인 부분이 뛰어날 필요는 없지만 (많은 장비가 보정해 줍니다) 보통사람들보다 부족하면 많이 불편하고 괴로울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하는 자재와 장비가 그야말로 살벌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높은 편입니다.




2. 단가는 높지만 큰돈은 안 돼.


초기 진입에도 비교적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지만, 한계도 보이는 직업입니다.


내 가게를 차려서 열심히 하다 보면, 2호점, 3호점으로 확장하다 나중에는 '오토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한 일반 자영업과는 달리 실내건축은 이것이 어렵습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긴 하지만, 큰 꿈을 꾸시는 분보다는 평안한 일상을 원하시는 분께 더 적합합니다.



3. 영업을 해야 해?


실내건축 서비스를 사고파는 플랫폼이 있긴 하지만 (숨고 같은) 기본적으로는 일을 따 내려면 어떤 방식이건 영업과 홍보를 해야 합니다.


따라서 고정적인 생활비 마련이 긴급한 분들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초보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고, 일을 따내기도 어렵고, 기껏 따낸 일도 잘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공'이라는 게 있어 생초보도 관련 일을 하며 경험을 축적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루겠습니다)

영업의 최정상에는 '입소문'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급하지 않으신 분이 차근차근 수련하듯 경력을 쌓아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4. 생각보단 돈이 들어


필수적인 장비만 가지고도 일을 할 수야 있겠지만, 공구와 장비가 갖춰질수록 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타일시공의 경우에는 공구통 한 두 개로는 불가능하고, 보통 캐리어형 공구세트 한 두 개와 추가적인 장비(공구통에 들어가지 않을 만큼 큰)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게 됩니다.


실제 들고다니는 장비는 이것의 두배 정도 된다.


자차가 필수죠.





나름대로 결론을 말씀드리면,


업계 전망은 나쁘지 않습니다.

노력대비 수익성이 나쁘지 않습니다.

초기 진입장벽(기술력, 체력, 자본력)이 없진 않지만, 그 허들을 무난히 넘을 수 있으면 사업성이 괜찮습니다. (임대료나 위치상 유불리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며, 주요 고객은 '선호'가 아닌 '필요'에 의해 오더를 합니다. 이는 대다수 자영업과 다른 점입니다)




조심해야 하는 것은


본인의 실력이 괜찮은 수준이어야 일을 해낼 수 있고, 실력이 좋고 성실할수록 사업성이 좋아집니다. 어디나 마찬가지로 열심히 하지 않으면 도태되지만, 실내건축의 경우는 특이하게도 돈을 물어주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무리 사업이 잘 된다 해도 사업장이 '오토'로 돌아가지는 못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사업의 한계가 있습니다.



다음 시간(2교시)에는 타일학원에 대해 경험을 들려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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