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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Div Feb 09. 2022

내가 좋아서 가는 카페(9)

망원동에서 느끼는 호주 멜번 커피 <커퍼시티> (Cuppacity)

어느 때 보다도 작은 카페들이 많이 생기는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여전히 카페 시장이 어렵기는 하지만 카페 창업의 열기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카페라는 것이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는 업종 중 하나라는 인식은 변하지 않아서 일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위험 부담이 큰 시장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좋아서 가는 카페’를 통해서 여러 카페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런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좋은 카페들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가 크다. 오늘 소개하려는 카페도 오랜 기간 동안 있어주기를 바라는 곳이다. 이전 글에서 여러 번 언급을 했지만 호주라는 나라는, 그중에서도 멜버른은 커피 문화가 가장 발달한 도시 중 하나이다. 그래서 많은 카페들이 이 도시에서 느꼈던 카페의 경험을 가지고 와서 한국에 적용을 시키려고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이 시리즈에서 소개했던 카페 중에서도 그런 카페들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대표적으로 부암동의 A Coffee Seoul Showroom 같은 곳 말이다.


망원동과 합정도 사이에 자리 잡은 커퍼 시티는 멜버른에서 오랜 기간 커피를 경험한 바리스타님이 작년에 오픈한 얼마 되지 않은 신상 카페이다. 새로 생긴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입소문과 sns를 통해서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꼭 한 번 가봐야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커퍼시티라는 카페의 이름은 ‘A Cup of Coffee’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커피 한 잔을 통해서 커피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잘 전달해 주고 싶은 바리스타님의 마음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한다. 이런 생각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이 카페의 구조는 일자로 쭉 뻣은 bar형태의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개인 카페라면 더 많은 테이블을 놓아서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선호하는데 이곳은 가로가 긴 직사각형의 실내 구조에 이를 잘 활용한 긴 테이블 bar가 인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bar 형태의 독특한 인테리어 @커퍼시티 sns]

아주 작은 테이블이 한 두 개 있기는 하지만 이곳에 오면 어쩔 수 없이 bar 형태의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이곳에 앉아서 바리스타 분이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과 원두와 커피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리고 커피에 대한 자연스러운 스몰 토크를 나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게 이 카페의 콘셉트와 이름 그리고 구조와 메뉴에 통일적으로 잘 적용이 된 케이스가 아닌가 한다. 이렇게 바리스타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주문한 커피 이외에 바리스타님이 가지고 있는 다른 원두들도 맛볼 수 있는 부수적인 기회도 생기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늘어나는 커피들]

이곳은 호주 커피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호주의 유명 로스터리의 원두를 가지고 기본적인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 예를 들면 RDBK의 원두는 매번 있었던 것 같고 개인적으로 이곳을 처음 알게 된 건 샤샤 세스티치가 만든 호주의 ONA Coffee Roastery의 원두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OCD라는 디스트리뷰터 장비를 통해서 한국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로스터리인데 왜인지 모르게 이곳의 원두를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처음 커퍼시티가 오픈을 했을 때 ONA 커피의 원두를 가지고 왔다고 소문이 나서 여러 커피 geek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sns 인증을 하면서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비롯해서 Market Lane이나 베를린의 the Barn roastery 같이 해외 유명 로스터리 원두들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원두 라인업을 꾸리고 있어서 커피 애호가의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곳이다. 이외에도 바리스타님이 근무를 했었던 망원동의 터줏대감 같은 스페셜티 커피 카페인 Deep Blue Lake의 좋은 블렌딩 원두도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서 해외 로스터리 원두들을 낯설어하는 분들이 쉽게 선택을 할 수 있게 준비를 해 두고 있다.


유명 해외 로스터리의 커피들이 더 맛이 있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코로나 시대에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렇게 좋은 원두들을 가까운 곳에서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한다. 맛이라는 게 개인 취향의 영역이어서 어디 커피가 더 맛있다고는 확정적으로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좋은 원두와 바리스타분들의 따뜻한 응대가 있다면 어느 정도 그 카페의 맛은 보장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커퍼시티의 커피는 요 근래 생긴 카페들 중에서 가장 상위에 위치한 곳이 아닐까 한다.


망원동 또는 합정동 쪽에 들를 일이 있다면 잠깐의 시간을 내서 멜버른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커퍼시티에 들러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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