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방법

by 이윤수

제목이 좀 사기꾼의 유혹 같지만

사실 돈 버는 방법은 불변하는 법칙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활동 참가자들의 행동과 심리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방법을 아는 것 자체가 예상되던 결과를 바꾸기 때문에 뉴톤의 물리학보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물리학과 그 성질이 비슷하다. 즉 어떤 도로가 한가하다는 것이 알려지면 그 도로는 더 이상 한가하지 않다는 모순처럼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다더라고 참가자들이 개입을 하면 그 방법은 더 이상 돈을 버는 방법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체적인 사례가 아니라 원리를 알아야 한다. 근본적으로 전 지구적인 누뇌와 심리 싸움이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다시 말해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경제 즉 돈이 무엇이며 그 속성이 어떠하며 어디서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 어떻게 정치, 사회, 문화, 군사, 학문 등 인간 활동의 다른 부분과 연계되고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우선 알아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돈 많이 버세요'나 '대박 나세요'가 한국인의 인사가 되어버렸다. 전통적인 '안녕하세요'가 불안(정)한 시대의 삶을 반영한 것이라면 이 새로운 인사법은 지금의 한국인들이 얼마나 돈을 버는 데 관심이 많고 얼마나 물질만능주의적 사고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70, 80, 90년대 전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국민소득의 상승으로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빠르게 향상되고 주변에서 단기간에 많은 부를 축적하는 사례들을 보면서 누구나 실제로 돈을 많이 벌 기회가 있다고 믿고 부동산 투기, 재테크 열풍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잊고 돈이 그냥 생겨날 수도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물론 최근 저성장시대에 진입하면서 그 불가능을 깨닫고 지금의 삶을 즐기자는 YOLO 족도 나왔지만....)

그러나 우선 돈은 재화(물질과 서비스의 대가 또는 축적)이므로 모든 돈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땀(노동), 피(위험감수), 눈물(피지배)의 대가로 탄생한 것이라는 것을 이해해야지 (법적 도덕적으로) 정상적인 돈 벌기가 가능하다.

합법적으로 돈은 버는 수단은 모두 3가지(노동, 권력, 자본)이다. 원래는 돈(물질)을 버는 원천은 오직 하나였다. 인류 역사의 처음에는 육체적 노동이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 후 생산력 증대에 따라 사유재산과 계급이 탄생하여 다른 사람이 생산한 물질을 빼앗을 수 있는 권력자가 생겼고 근대 이후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자본을 이용하여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 3가지 요소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역사적으로 형태를 달리하면서 변화해 와서 지금은 노동도 육체적 정신적 노동뿐만 아니라 감정노동, 기술, 지식, 경험, 기업경영 등 다양한 형태로 바뀌었고 권력도 물리적 폭력을 수단으로 쓰다가 지금은 국가권력이라는 세련된 형태로 바뀌었지만 그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피지배자들을 수탈하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물론 권력자가 피지배자를 보호하고 질서를 유지한다는 주장도 있고 민주국가에서는 국민이 주인이고 자발적으로 국가권력에 복종하는 면이 있지만 권력의 정당성 여부가 권력자가 세금 등의 형태로 경제적 대가를 강제한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않는다.) 자본도 상업자본과 산업자본 금융자본으로 형체를 바꾸면서 돈 그 자체가 돈을 벌어왔고 그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 중 노동과 권력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인간활동이므로 교육이나 경영, 정치 등 또 다른 영역의 주제를 가지고 별도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고 사기, 절도 등 불법활동도 배제하고 여기서는 사람들이 돈을 버는 방법으로 관심을 가지는 좁은 의미에서의 돈으로 돈 벌기 즉 재테크에 대해서만 알아보려 한다.

이른바 재테크는 크게 투자와 투기로 나눌 수 있다. 이 둘은 둘 다 손실의 위험을 감수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하고 단지 그 비중의 차이로 구분을 하기 때문에 그 경계가 애매하다. 그러나 투자는 토지, 기계, 교육, 기술개발, 운영자금 등 생산활동에 자본을 투여함으로써 생산성 증대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이고 투기는 도박 등과 같이 생산성의 증대 없이 단순히 돈이 손만 바꾸는 ZERO SUM GAME이라는 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그래서 투기도 여기서는 제외한다.

투자는 그 대상을 크게 부동산, 주식, 금융상품으로 나눌 수 있다.

부동산 투자 성공의 핵심은 '수익성만 바라보라'이다. 한국사람들은 부동산에 투자할 때 가격상승 가능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즉 투자보다는 투기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세'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외국인들은 주택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집을 투자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삶의 터전 즉 원래의 효용가치로 보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재화도 마찬가지이지만 부동산도 희소성과 수요 공급에 따라 값이 오르락내리락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원래의 내재적 가치로 가격이 수렴을 하게 되어있다. 즉 내재가치 이상으로 오르면 언젠가는 떨어지게 되어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망하지 않는다. 토지나 건물도 역시 그것이 얼마나 생산활동에 기여하는 가를 보고 적절한 가격을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예측하는 능력에 부동산 투자의 승패가 달려있다. 최소한 유행에 휩쓸려 뒤쫓아가거나 한 방에 크게 돈을 벌려고 하지 말고 10년-20년 중장기적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기만 해도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주식을 ZERO SUM GAME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주식의 원래 기능이 기업활동을 위한 자금이며 동시에 기업활동의 결과물이라는 점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생산활동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대가라고 보는 게 옳다. 주식투자를 통한 이익은 배당과 주가 상승에서 나오며 주로 그 기업의 실적과 성장 가능성, 경제여건, 신용도 등에 따라 가격이 등락하는 데 이러한 FACT도 중요하지만 참가자들의 심리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특별한 정보원이 없이 감으로 뛰어들면 십중팔구 망한다. 특히 국외주식은 여기에 환율과 국제정세 심지어 기후 등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속하고 광범위한 조직적 정보망으로 무장한 외국인 기관투자자와 싸워 이기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개인은 여유자금을 가지고 실적배당 위주로 유망한 기업을 찾아서 1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때 명심할 것은 과거 주가 그래프를 보지 말아야 한다. 주가에 있어서 과거는 전혀 의미가 없다. 오로지 현재가가 중요하고 거기에 미래전망과 참가자의 심리까지 모두 담겨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보다 올라가고 있다고 사고 현재보다 떨어질 거라는 소문에 파는 경향이 있는데 망하는 지름길이다.

금융상품은 예금, 채권, 현물선물, 복합금융상품 등이 있는데 그중에 으뜸은 평생 물가상승을 보장하는 연금이고 나머지를 고를 때는 금리전망과 국내외 및 장단기 금리차가 중요하다. 여기서 금리란 인플레이션을 차감한 실질금리를 봐야 하며 이 금리 속에 경제의 상태와 전망이 녹아있으므로 이를 잘 분석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다. 또한 은행이나 금융회사는 대가 없이 나를 도와주는 자선단체가 아니라 이익을 내기 위한 조직임을 알고 수수료가 많은 상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기본원칙은 5년 정도 보고 경기상승국면에서는 전체 금융상품 비중을 줄이면서 단기 변동이율 예금을 택하고 경기의 하강이 예상되면 장기고정이율의 채권과 정기예금 비중을 높여야 한다(명목 금리만 보면 정반대로 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질금리를 봐야 한다. 즉 경기가 좋아지면 명목금리도 올라가지만 실질금리는 오히려 떨어진다.)(장단기 실질금리차가 줄어들면 하강국면의 신호이다.)

결국 가장 쉽고 확실한 것은 일하고 노력해서 돈을 버는 것이고 노후를 위해 연금을 넣고도 돈이 좀 남을 때 좀 더 효율적인 저축수단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keyword
이전 29화보이는 대로 보지 말고 아는 대로 믿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