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내각_지지율급락 #스가의_특급소방수
상상해 봅시다. 잠깐 일본 우익에 빙의해보죠. 조금 우스꽝스럽고 과격하게 빙의해볼게요.
“안녕하시냐능? 데헷! 와타시는 대일본제국의 애국대원이라능!
얼른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능.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격상시켜 80년 전처럼 아시아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니고 싶어 몸살이 난 상태라능.
중국은, 이미 19세기 말 청일전쟁에서 대패하고, 20세기에는 우리 일본군에게
나라가 결딴났었다능.
만주 일대를 장악하고, 조선 땅덩어리보다
큰 만주국을 만들었을 때도 찍소리 한마디 못했었다능.
그 중국이 요새 먹고살 만하다고 자꾸 대일본제국을 툭툭 친다데스.
치사하게 희토류를 안 준다고 협박까지 한다데스.
뭐, 덕분에 우리도 반도인들에게 우리 일본의 소중한 반도체 소재와 부품을
주지 않는 법을 배웠다능.
아리가토. 지나나짱. 사스가 대국의 풍미라능.
그렇다능. 아름다운 일본 열도의 문제는 언제나 반도에서 시작했다능.
반도인들은 75년 전까지 우리 식민지였으면서도 은혜를 모로는 토인이라능.
대일본제국이 반도 전역에 철도를 깔아주고 발전소도 지어주고 도로도 깔아주고
모든 신민에게 소학교 교육도 받게 해 준 은혜를 모른다능,
63년 한일 합의를 통해, 과거사에 대해 배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었다능.
(주-정부 간 합의만입니다. 아베 이전의 일본 정부도 한국 민간인이 일본 정부에 대해
전쟁피해 보상 및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인정했어요)
2015년에 위안부 합의도 했다능. 거기에 뭐라 써 있었냐능?
최종적이며 불가역적 합의.
그런데도 반도인들은 틈만 나면 국제합의를 무시한다능.
합의 불이행이 종특이라능.
우리 평화로운 나라, 일본을 중상모략한다능.
문화를 강제적으로 수출하는 주제라능.
아니, 세상에 자국 문화수출에 정부가 지원하는 꼴사나운 모습은 뭐냐능!
세상에 그런 나라가 어딨냐능?
우리 일본은 그런 치사한 짓은 안 한다는.
한국처럼 정부가 나서, 빌보드 1위를 만들고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게 하는
그런 비열한 짓은 할 수 없다능.
찌질한 반도인을 손봐주려면, 평화헌법을 꼭 개정해야 한다능.
그런데, 우리 일본에서도 민도가 떨어지는 인간들이 있다능.
평화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여기에 반대하는 바가야로가 많다능.
게다가, 한국의 말도 안 되는 주장에도 일부 동의하기까지 한다능.
나라가 이 모양인데, 애국 정치인은 뭐하고 있냐능?
도오시테, 중국과 한국의 눈치를 보는거냐능?
나제, 미국의 눈치를 보는거냐능?
도오시테, 일본의 애국적 행동에 서구 강대국의 눈치를 보는거냐능?
어디, 할 말 시원하게 해서 우리 애국시민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는
정치인이 없냐능? 우리가 믿고 의지할 그런 정치인 말이라능.”
표현은 과장했지만, 일본 우익의 본심입니다. 스스로를 애국일본인이라 믿는 바보들이죠.
“애! 국! 적 일본인”에게 고노의 망언은, 지하 200M 암반을 뚫고 나오는 천연 광천수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는 거죠.
아소는 ‘선을 넘는 캐릭터’, 고노는 ‘선이 없는 캐릭터’입니다.
대체 어떤 망언을 쏟아냈길래 그러냐고요?
차마 옮기지 못하겠습니다.
고노를 동료 정치인은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어요.
“보통은 정상적인 사람이지만,
머리에 피가 돌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잊는 사람이다”
이 정도면, 그냥 소시오패스 아닙니까?
일본 우익은 고노 같은 소시오패스 정치인에게 열광하죠.
이런 정치인이 일본에만 있나요?
어쩐지 우리 주위에 있는 몇몇 얼굴과 묘하게 겹치지는 않습니까?
애국을 외치는 인간들치고, 나라라는 큰 공동체의 이익에 관심 있는 인간이 있나요?
오히려 공동체를 전쟁의 위협 속에 몰아넣고, 자신은 부와 권력을 손에 쥐려 하죠.
이들이 만일 북한에 태어났으면, 체제에 순응하고 주체사상 만세를 외쳤을 인물들입니다.
이들이 북한에서도 인권운동, 반체제 운동했을까요?
이 사람들이 7~80년대 한국 군부독재 치하에서도 인권 운운했을까요?
소수의 목소리를 막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의 가장 큰 미덕이죠. 이게 무너지면 민주주의는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짜 뉴스와 거짓선동은 이 범주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나치가 부활해, “우리가 소수라고 우리의 목소리를 막지 말라!” 이렇게 주장하면
“네, 소수 고객님, 민주주의는 소수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해 드립니다.” 이럴 수는 없으니까요.
인종차별, 성차별, 지역 차별하는 목소리를 소수라고 보장할 수 없잖아요.
이미 수많은 선진국에서 헤이트 스피치, 혐오발언을 범죄로 규정했잖아요.
헤이트 스피치, 차별금지에 막혀 속마음을 시원하게 뱉지 못하는 일본의 상식적 보수 정치인들에게 우익은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고노가 인기 있는 이유입니다. 반면에 아베가 꼴통 우익에게 반감을 샀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일본어에 ‘흐르는 물에 흘려보낸다(流れる水に流す)’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새사람 또는 새 시대가 오면, 과거의 잘못은 묻지 않는다. 이런 뜻이죠.
아베의 패착은 “물에 흘려보내는” 상황에서, 고노처럼 크게 될 인물이 무려 일본의 행정개혁 특임장관을 맡는다고 하니, 우익 놈들 기대가 얼마나 크겠어요?
고노가 뭔 말을 하든, 우익이 열광하는 이유입니다.
어쩌면 고노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고노 쿠니와 쿠삿테이루(この国は腐っている. 이 나라는 썩었지)’
‘오레사마 다케가 고노 쿠니오 수크에루(だ俺様けがこの国を救える. 오직 나님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어)’
스가 신임 총리는 지명의 변에서, “고노는 파괴하는데 익숙한 사람”이라 평가했죠.
일본의 낡아빠진 아날로그 행정을 파괴하는데 좋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평가를 받은 고노의 처음 행보는 뭘까요? 뭐긴요.
양박이죠. 협박과 윽박.
“관공서의 모든 도장을 당장 다 없애! 그것도 9월 말까지 다 없애!”
발언은 과격하지만, 맥은 닿아 있죠?
일본 행정의 디지털을 막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 ‘오지기 분카’, 도장 기울여 찍기 문화니까요.
고노는, 만일 어쩔 수 없이 도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유서’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서! 면! 으로요!
고노의 광폭행보는 이어집니다.
우리식의 신문고를 만듭니다. 어디에 만드냐고요? 총리실? 아니면 행정개혁 장관 특별 홈페이지?
그럴 리가요. 일본은 아날로그 국가라니까요. 총리실이나 특임장관 특별 사이트를 만들려면, , 또 도장 결재를 받아야 하잖아요. 이런 시간을 고노는 과감하게 생략합니다.
어떻게? 자신의 홈페이지에서요.
무려 ‘행정개혁에 관한 국민의견’을 이메일로 신청받았습니다.
묘하게 성과가 있었어요. 사이트 개설한 9월 17일 오후에만 무려 700건이 접수되었고, 이게 신기했던 일본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하루가 지나기 전에 몇천 건의 메일이 왔다고 합니다. 자, 개인 메일로 한꺼번에 수천 건 메일이 오면 어떤 일이 벌어지죠? 네, 그렇습니다. 용량 제한에 걸리죠.
고노는 특단의 조치를 내립니다. 뭘까요?
뭐긴요.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린다. 감동적이다.”
“일단 메일 용량이 초과하여 의견 접수는 중단한다”
“보내준 메일은 하나하나 읽어보고 답장하겠다. 시간이 걸리겠다. 기다려줘!”
역시 우익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고노다운 답변입니다.
고노 역시, 아베 내각의 핵심 멤버였습니다. 아베 내각에서 외무성, 국방 대신을 거쳤죠.
스가는 고노를 ‘오키나와 및 북방 대책, 규제개혁, 행정개혁, 국가공무원 제도 담당 특임장관’에 임명했죠. 무엇보다 일본의 행정개혁에 저항하는 앙시앙 레짐을 타파할 적임자로 생각한 겁니다.
스가 내각은 지금, 일본 학술회의 역풍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죠.
스가 총리는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스가 정부는 강력한 한방이 필요했습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특급 소방수가 필요한 상황이 된 거죠.
당연히 스가의 소방수는 고노 다로입니다.
스가와 고노는 학술회의 문제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라치기합니다.
이른바, ‘일본 학술회의’도 행정개혁의 대상이다'라는 거죠.
일본 학술회의는 정부의 예산을 받고 있고, 회원은 특별 공무원의 신분이다. 그러므로, 일본 학술회의가 본래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행정개혁’의 관점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노는 한술 더 떠, 이렇게 말합니다.
"일본 학술회의의 예산 또는 기구 정원은 성역도 예외도 아니다. 그러므로 예외 없이 그 안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비열하지만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겁니다.
일본 학술회의 정원이나 수당 등은 존치하는 대신, 연간 100억 원의 예산과 사무국 직원을 줄이겠다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요. 학술회의 자체는 존재하지만, 예전처럼 규모와 내실 있는 국제학술회의 개최 같은 건 꿈도 못 꾸게 될 테니까요.
스가와 고노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요?
다시 우리 한국에 눈을 돌리지 않을까요? 그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