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콘텐츠(논문) 읽기(9월 7일)
Possesions and the Extended Self
Author : Russell W. Belk
1. 논문의 앞부분 3분의 1을 정리하면 이렇다. 인간은 '내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자신의 일부라고 여긴다. 이것이 extended self라는 개념이다.
'내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비단 물건만이 아니라 경험이나 아이디어 같은 추상적인 것도 될 수 있고, 다른 사람(별로 좋아하지 않는 표현이지만 어떤 사람을 '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혹은 양심, 질병, 통증, 가려움 같은 것도 될 수 있다.
내것은 곧 나의 일부이므로, 내것이 다치는 것은 곧 나의 일부가 다치는 셈이다. 가령 어떤 사람들은 명예가 땅에 떨어지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명예가 내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곧 나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어떤 작가들은 자기 작품이 비판을 당하면 자기가 비판받는 것처럼 마음 아파한다. 작품은 내것인 노동력으로 만든 소유물(내것)이며, 그래서 작가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어디서 맞고 오면 마치 자기가 맞은 것처럼 아파하고 때린 아이를 혼내주려고 한다. 자식을 내것이라고, 나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때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철 지난 대사는 사실 공감의 표현이 아닌 소유욕의 발로일 수도 있다.
2. '소유물'이란 '내것' 중 하나이다. 따라서 그 소유물은 자신의 일부로 인식된다. ' you are what you buy'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동생의 자전거가 도둑 맞았다고 하자, 이때 느끼는 감정과, 내 자전거가 도둑맞았을 때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후자는 '내것'이므로 내 몸의 일부, 혹은 내 추억의 일부가 도둑맞은 것처럼 격한 감정이 인다.
논문에 등장하는 연구 사례를 보면, 빈집털이 피해자들은 마치 자신이 공격을 당하거나, 강간당한 기분(여성 11명 중 8명)이 든다고 보고한다. 산사태로 집을 잃은 피해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것(내 몸의 일부가 찢겨 나간 것)과 유사한 감정을 느낀다.
한편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소유물을 잃어 슬퍼하는 사람에게는 '예술의 시간'이 주어진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행위(내것을 만드는 행위)는 자신의 일부를 확장하려는 본능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잃었던 자신의 일부를 보충하는 것이다.
3. 그런데 내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논문에는 재미있는 수치들이 나온다.
eyes 3.5, hair 3.2, heart 3.1, legs 3.1, hands 3.1, fingers 3.0, genitals 3.0, skin 3.0, nose 2.7, knees 2.7, chin 2.6, kidneys 2.6, liver 2.6, and throat 2.5.
-(4점 만점) 점수가 높을수록 '내것'이라고 생각하는 정도가 큰 신체 부위이다.
1. Body parts (e.g., the skin, the genital organs), 2.98;
2. Psychological or intraorganismic processes (e.g., the conscience, an itching on the sole of the foot), 2.46;
3. Personal identifying characteristics and attri- butes (e.g., age, occupation), 2.22;
4. Possessions and productions (e.g., watch, per- spiration, toilet articles), 1.57;
5. Abstract ideas (e.g., the morals of society, the law), 1.36;
6. Other people (e.g., the people in your home- town, father), 1.10;
7. Objects within the close physical environment (e.g., dirt on the hands, furniture in this room), 0.64;
8. Distant physical environment (e.g., the ad- joining room, the moon), 0. 19.
-(0~3점) 역시 점수가 높을수록 내것이라고 생각되는 정도가 크다.
공통점을 찾았는가. 연구에 따르면 '내것이라고 생각되는 무언가'는 본인이 통제할 수 있거나, 반대로 본인이 그로부터 통제를 당하는 어떤 것이다.
내것이라고 생각되는 정도가 클수록 본인은 그 '내것'에게 강하게 통제를 당하고 있거나, 본인이 그 '내것'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달리 말하면, 인간이 어떤 소유물을 내것, 곧 자신의 일부라고 여긴다는 것은 둘 중 하나를 의미할 수 있다.
인간이 그 소유물을 콘트롤하면서 그 소유물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 아니면 반대로 인간이 그 소유물에 콘트롤 당하면서 그 소유물로부터 정체성을 부여 당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소유물을 자기 일부로, 내 것이라고 여기는 정도가 클수록 인간이 그 물건을 컨트롤하거나, 컨트롤 당하는 정도도 크다고 할 수 있다.
4. 논문에는 없는 이야기고, 밤을 새운 이 새벽에 아주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지구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지구를 잘 통제하지도 못할 뿐더러, 지구로부터 딱히 강하게 콘트롤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구가 내것이라는 인식이 없는 것 같다. 자기의 일부라고 느낀다면 환경을 더 보호할텐데. 기후위기로 우리가 지구로부터 콘트롤 당하게 된다면 내것이라는 인식이 좀 생길까.
'재미있네?'
20대에 쓴 첫 장편소설을 읽은 출판사 사장의 말에 '재미'에 천착하게 됐습니다.
'도대체 뭐가 재미지?'
그리고 하나님 은혜로 꽤 오랜 기간 다양한 콘텐츠를 뜯어보며, 크리에이터들을 인터뷰하며 재미를 만들고 증폭하는 요소들을 분석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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