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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n May 19. 2024

4:38

이유도 모르고 눈을 떴습니다. 온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옷은 땀을 채 흡수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땀은 단지 내 몸과 몸이 닿는 부분의 안쪽 옷감 사이에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몸은 뜨겁게 타올랐지만 옷이 닿을 때마다 차가웠습니다. 


이 옷은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희미한 의식 속에선 선뜻 벗기를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벌떡 윗몸을 일으켜 세탁기로 던져버리고픈 옷을 의자 위에 걸쳐두고 쓰러졌습니다. 


새 옷을 입고 싶었으나 무리였습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몸은 나를 더 무방비한 느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나는 왜인지 밤에 잠을 청할 때면 갑자기 누군가 잠긴 문을 무효화하고 나를 칼로 찌를 것 같은 공포감에 사로잡힙니다.


충격받은 것처럼 깼을 때는 심장이 내 몸통을 통째로 흔드는 듯한 강한 요동을 느낍니다. 


지금이 그렇습니다.


순간 내가 있는 방 옆의 발코니에서 옳지 않은 무언가를 절단하기 위해 거칠게 톱질하는 환상이 내 심장을 더 쥐고 흔들었습니다. 


몇 분을 시달리다 기억을 잃었습니다.



언제든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항상 최악을 미리 생각해 두는 마음가짐이 만든 환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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