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쓰기] Day 18
난 잠이 많다. 그래서 차, 대중교통, 비행기를 타면 무조건 잔다. 예전에 잠깐 회사를 그만뒀을 땐 일주일 내내 침대와 한 몸이 되었던 적도 있었다. 요즘엔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자는 시간이 좀 줄기는 했는데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면 난 또다시 눕거나 눈을 감으려고 할 것이다.
자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잠은 또 나의 최대의 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그때 자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였다면 아마 난 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가끔씩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어쩌랴. 이미 지난 시간인데...
그렇다고 무턱대고 자는 건 아니다. 회사 출근이나 어디 중요한 일 있을 때는 재깍 잘 일어나서 아직까지 잠 때문에 지각을 한다거나, 일에 지장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직 양, 자는 시간이 평소 사람들보다 좀 많은 편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도 신기해하신다. 내가 처음 회사 생활 시작할 때 잠 때문에 고생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고.
어제 퇴근하고 tvn에서 하는 유퀴즈온더블럭을 봤는데 마침 가수 박진영이 출연하였다. 예전부터 가수 박진영은 자기 관리의 끝판왕으로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잘 알고는 있었지만 어제 유퀴즈에서 박진영이 자기 관리에 대해 해준 얘기는 꽤 인상 깊었다.
남들에겐 그저 보고 지나갈 수 있는 무대를, 박진영은 그 무대를 위해 일주일의 반 이상을 하루 20시간을 금식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정말 하기 싫은 일을 계속 시도하고 행동으로 하는 것, 그리고 그 하기 싫은 것을 참고 견디는 것을 자기 관리라고 말한다. 여기서 유재석도 박진영의 말에 공감하며 평소 비슷하게 조세호에게 말을 해주었다고 한다.
몸매 관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식단 조절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걸 1년, 5년, 10년 정말 오랫동안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박진영과 유재석은 정말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위해 하기 싫은 것(금식, 운동 등)을 스스로 다독여가며 묵묵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도 사실 그 끝을 장담할 순 없는 게 자기 관리라는 걸 박진영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결국 그 노력 끝에 누리게 될 무대에서의 자유를 위해 정말 혹독하게 자기 관리를 해오고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고 또 같은 사람으로서 멋있게 느껴졌다.
사실은 나도 잘 알고 있다. 잠은 스스로도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 단지 꾸준히 실천하기가 어려울 뿐.
그래서 이번 8월은 조금은 나를 통제해가며 보내고 있는 중이다. 내가 하고 싶어 시작한 글쓰기, 그리고 손에서 나오는 작품이 너무 좋아 계속하고 있는 라탄 공예. 또 그리고 6월부터 시작한 임시보호 중인 유기견 세나의 관리까지. 이 모든 것을 다 하려면 그냥저냥 하루를 보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좀 더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시간을 잘 쪼개서 쓸 수 있다면, 그리고 평소 자는 시간을 조금만 더 줄일 수 있다면 이 모든 게 가능할 것 같아 시작하였고, 다행히도 지금까지 잘 실천해오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 그랬다. 잠은 죽어서 자는 거라고. 굳이 그렇게까진 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꾸준히 하기 위해 하기 싫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계속 참고 견디면서 계속 나아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