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 민족이 노예생활을 하던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광야를 거쳐 가나안 땅에 들어간 스토리는 익숙하다.
지독한 노예생활로부터 벗어난 후 광야에서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성막을 짓기 시작한 이후, 하나님은 첫째 달 초 하루에 성막을 세우라고 명령하신다. 자유를 얻게 된 후 첫 날부터 그들과 함께 하기를 원하셨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는 첫째 달 초하루에 성막 곧 회막을 세우고(출애굽기 40:1)
그리고 성막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모든 물품 세팅을 위한 세부사항을 알려주신다. 모세의 형인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물로 씻기고 기름을 부은 뒤 제사장의 겉옷을 입게 하여 제사장 직분을 수행하도록 명령하신다.
혼돈과 혼란에서 질서를 창조하시는 하나님
천지창조 때부터 그러했지만, 하나님의 방식에는 늘 질서가 있다. 하나님의 방식은 혼돈이나 혼란과는 거리가 멀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계획해 두신 인생의 성막을 세워감에 있어서도 질서가 있다. 가정에서 아내로, 딸로, 엄마로 나를 세워두셨을 때 나는 그 자리에서 나의 역할을 해야 한다. 사회에서 주어진 역할 또한 마찬가지다.
수많은 사람들이 관계 문제로 힘들어하곤 하는데, 그 많은 관계의 문제를 속속들이 파헤쳐 보면 질서의 혼돈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참 많다. 부모가 자녀의 자식이 되고, 자식이 부모의 부모가 되는 역기능 가정에서 부모 자식 모두가 괴로워진다. 상사가 상사다운 리더십이 없을 때 회사는 곤경에 처하고, 직원이 대표자와 같이 행사를 하게 되면 배임과 같은 죄를 짓게 되기도 한다.
하나님이 명령하신 성막 안 물품 배열 및 배치 순서를 언뜻 보면 별 의미 없이 넘길지 모르나, 면밀히 살펴보면 하나하나에 깊은 뜻과 이유가 있다. 내가 오늘 서 있는 이 자리는 얼핏 보면 특별한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부당해 보이거나 누군가에는 과분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의 얼굴을 구하며 기도하는 과정 안에, 인간은 자신이 왜 지금 여기에 서 있는지를 발견하는 은혜를 입기도 한다. 나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상황 가운데 놓일 때마다 기도를 통해 왜 그 자리에 놓였는지를 발견해 나가는 은혜 넘치는 경험을 수 없이 했다. 때로는 수많은 세월이 지난 후에야 그때 그 자리에 놓을 수밖에 없었던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며 감격하기도 한다.
인간 생명의 근원이 된 창조주의 생기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는 분명 크신 하나님의 계획 중 하나이다. 그 계획을 이루기 전 먼저 이행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첫째 날 성막을 세우는 일’이다. 현 시대의 언어로 해석해보자면 하루 중 가장 먼저 할 일을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묻고 교제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애초에 나의 생명이 주께서 불어넣은 생기로부터 왔기(창세기 2:7)에 이 또한 하나님이 세우신 질서라고 할 수 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창세기 2:7)
새벽에 눈을 뜨면 오늘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그분의 생명과 호흡을 받아야 한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창조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인간 자체로서 결코 거룩할 수 없다. 또한 시간이 지나며 육체는 사망을 향해 걸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 하루를 생기 넘치게 거룩하게 살아갈 수 있는 비밀이 있다면 바로 매일 말씀과 함께 가장 처음 시간을 시작하는 것이다.
생기가 넘치는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자 되기를 기도해본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마태복음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