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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한 언니 Jan 11. 2023

그래서 참 다행입니다를 고백할 수 있는 삶을 살기를

마태복음 5:33-48 말씀(온전함을 이루는 인생)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37) 

또 누구든지 너를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41)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45) 


어제는 지인들이 부모님 부고 소식을 연이어 전해왔다. 참 안타까운 소식이다. 

대학병원에 갈 일이 있거나, 이렇게 부고 소식을 들을 때면

바쁜 일상을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어쩌면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오늘 바쁜 일의 의미도, 깨어진 관계에 대한 문제도 아주 잠시 재조명해 보게 된다. 


세상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 또한 관계에 대한 문제를 두고 오래도록 기도하고 있다. 

그 관계에 얽혀있는 자들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그렇다.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기에 그렇다. 

예수님이 나를 향해 요구하시는 거룩의 수준과 그것을 이행하기 위한 말씀의 지침들이 

거룩한 사랑이 없는 내게는 너무 가혹해서 늘 씨름해 왔다. 

이전 글에서 고백한 것과 같이 이 삶에는 오직 무거운 십자가만 있고 부활의 영광은 없는 것 같았다. 

나와의 씨름이자 야곱이 그러했든 하나님과의 씨름의(창세기 32장) 시간이었다. 


그 씨름의 시간 동안에도 오직 기도에만 매달릴 수 있었던 데에는 

밑도 끝도 없는 푸념과 짜증을 늘 한결같이 듣고 기도해 준 소중한 믿음의 사람들 덕분이다. 

그리고 죄 된 육체를 입은 우리 모두가-언젠가는 얽히고설킨 관계의 주인공이었던 그들을 포함한- 

이별을 마주할 날을 감당할 수 없을까 하는 두려움이 자아낸 힘이기도 했다. 


사랑하지만 사랑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려고 애를 썼다.  

함께 ‘오 리’ 조차 걷고 싶지 않았지만(41) 

이 또한 감사하며 주어진 상황을 인내하고 감내해야 결국 선을 이루실 하나님을 바라보며 걸었다. 


이 과정 가운데 마주해야 했던 양가감정으로 인한 혼란과

내가 원하는 것과 현실의 모습이 빚어낸 괴리 속에 

죄책감, 좌절,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나를 수시로 덮치곤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부족하고 넘어져도 기도할 때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또한 나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죄인이라서 

나의 눈물 어린 기도와 노력이 무색하게 그들 또한 나로 인해 늘 상처받고 괴로워했다. 

사랑하고자 끌어안아도 죄 된 육체의 만남은    

고슴도치가 서로를 끌어안아보고자 발버둥 쳐대는 모습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이 옳았음을 다시 한번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걸었던 것이 옳았고, 

대적하기를 선택하는 대신 하나님과 씨름했던 것이 옳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없을 때 사랑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옳았다.


그래서 정말 다행이다. 


실패하고 넘어져도 부족해도 괜찮다. 

원래 그럴 수밖에 없는 지극히 작은 자에 불과하니까 

삶의 결론은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니, 작은 가슴과 두뇌로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자. 

그래서 다행이라고 얘기할 수 있도록 말씀 안에 늘 ‘옳은’ 결정을 하며 참 다행인 삶을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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