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레터 38화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by 김목화

2025년 7월 20일 오후 12:09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안녕하세요.

바쁜지 바쁘지 않은지 헷갈리는 주말에서 인사드립니다.

저는 어떤 것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파악하기 힘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를 사용하여 일을 합니다.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는 어떤 작업의 중요도와 긴급도로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정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일종의 도구입니다. 1. 중요하고 긴급한 일. 2.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 3. 중요하지 않지만 긴급한 일 4. 중요하지도 긴급하지도 않은 일을 정해서 분류합니다. 차례대로 이렇게 정하면 됩니다.

1. 먼저 할 일 2. 계획해서 실행해야 하는 일 3.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되는 일 4. 하지 않아야 하는 일.

이렇게 정하면 아무래도 ‘하지 않아야 할 일’이 명확히 눈에 들어옵니다.

저도 다른 분야의 이력서를 열심히 쓰다가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로 할 일을 구분한 뒤 계획표에서 지워버렸습니다. 했던 일이 조금 아깝기는 하지만, 지금 현시점에서 어떤 일에 집중해서 저 자신을 끌어 나가야하는지 명확히 눈에 들어와서 좋습니다.


글이 안 써질 때 어떻게 하나요?

정말 드문 일이기는 한데, 지금 이순간처럼 뭐라고 써야 할 지 모를때가 글 쓰면서 간혹 있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키보드 자판에서 손을 떼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평생을 글쓰기로 가득한 삶을 살고 싶으니, 아무래도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같은 도구를 써서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것이 제게 중요한 것이고 어떤 것이 중요하지 않은지 정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일에서 순위를 매기는 일이란, 생각보다 제게 고역입니다.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힐끔힐끔 들여다보게 되죠. 그러면 일단 주어진 일부터 열심히 해보자는 의견입니다.


오늘은 주말입니다.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주중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미루었던 일들을 와르르- 꺼내어 하나하나씩 처리하는 중입니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풋, 아웃풋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마감이 코앞에 다가오면 그냥 울면서도 써야 합니다. 이런 말을 하니 눈물 젖은 초코파이가 생각나네요. 미안합니다. 꼰대 같네요. 하지만 그저 일단 쓰는 수밖에 없죠? 일이니까요. 그리고 잘 쓰려면 많이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소개서

제가 이력서에 썼던 것 중 저를 소개하는 부분을 잘라서 가져와 보겠습니다.

윌리엄 모리스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에서 시각디자인과 출판물에 대해서 배우고 익혔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하게 된 이유는 윌리엄 모리스라는 19세기 영국의 디자이너 덕분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파주에서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에 관한 전시를 보고, 이에 꽂혀서 ‘디자이너가 될 거야!’라는 당찬 생각을 했습니다.

윌리엄 모리스는 19세기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이자 시인, 소설가, 영문학자, 사상가였습니다. 노동이 즐거운 예술 행위가 될 수 있다면 인간의 삶이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주장을 하며 사회주의자로서 저변을 넓힌 분입니다.


그래서 왜 갑자기 자기소개를 하는 데 19세기의 디자이너를 들먹이냐고 물으실 수도 있지만, 저는 닮고 싶은 사람이 그 사람의 많은 부분을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부분보다 윌리엄 모리스가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했음에도 그 각자의 분야에서 모두 또렷한 성과를 냈고, 사람들에게 깊은 영향을 준 것에 대해서 크게 감흥을 얻었습니다. 비록 아직 제너럴리스트라고 할 만큼 넓은 식견과 깊이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더 보여줄 자양분이 많은 뿌리가 단단한 나무 같은 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


디자인적 시각

힘들게 디자인 대안대학을 4년간 공부하고 졸업 전시까지 끝낸 후, 허망과 방황의 시간을 1년여 정도 보냈습니다. 엄청난 등록금과 에너지 소비 끝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한참 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대학의 가치는 가장 처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떤 시선으로 먼저 보게 해주느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전공이 디자인이다 보니 디자인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 문제 해결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뇌과학 책에서 본 문장을 인용합니다.


p.11
때때로 삶의 모든 일이 어렵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구나 이따금씩 느끼는 이런 감정은 뇌의 복잡한 회로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부산물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속삭임처럼 잠시 들다가 사라지는 감정이다.
우울할 땐 뇌 과학/ 앨릭스 코브 지음/ 정지인 옮김/ 심심


뇌의 회로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잘 처리하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의 뒷문장에는 질환 특성 때문에 이러한 감정을 잘 운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문장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감정을 잘 처리하는 한 주가 되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함께 전해드리고 싶네요.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