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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화 Oct 17. 2021

바실리 칸딘스키 <점 선 면>

예술가에게 숙취란,,,,

바실리 칸딘스키 <>


디자인 서적은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조형적인 요소들을 논리정연하고 재밌게 정리해놓은 책은 내게 처음이었다. 처음 이 책을 추천받았다고 말했을 때, 지인은 꿀잠자게 해주는 책이라고 했지만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속지도 종이 질이 좋은 것 같고, 겉표지 또한 맨들맨들한 후가공 처리를 하지 않아서 좋았다. 이게 얼마였던지 별로 중요하지 않고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 그 이유는 내가 조형적인 구성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냥 이 요소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읽히나 보다 하며 그저 몸으로 체득 했던 것이, 사실 이론적으로 정리가 되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치 유레카를 외치는 기분처럼 앎의 기쁨이 정말 좋았다.


또한 이 책을 한 번 읽어서 책 한 권에 담긴 모든 지식을 흡수할 수 있었다는 건 거짓말이다. 모든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점, 선, 면이 주는 내적인 분위기와 파동을 어느정도까지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또한 앞으로 나의 작업에서 이러한 부분을 적용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편집자와 디자이너, 차봉희 번역자님께 감동받았던 점은 아무래도 외국 책을 번역한 것이다보니 어색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을 각종 각주로 채운 점. 그리고 내용이 넘어갈 때마다 폰트가 작은 사이즈로 이 단락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짚으면서 알려준 점이 감동적이었다.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소한 배려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 지 모른다.


책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 하자면 칸딘스키의 작품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가 작품으로써 표현하고자 했던바가 무엇인지 더 수월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이론적으로 정리하고 선생님처럼 친절하게 알려주고자 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자기 자신의 작품을 해설하는 게 아니라 예술 요소를 구성물질로 바라보고 점, 선, 면이 가지는 연구의 목적으로 글을 쓰면서 쉽게 설명해주는 점이다. 회화 뿐만 아니라 이미지라고 일컫는 모든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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