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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삶 Aug 19. 2024

잠 못 이루는 밤, 불안을 잠재우는 3가지 방법

인사이드아웃 2 불안이에게서 발견한 해결책



인사이드아웃 2를 본 많은 어른이들이 ‘불안이‘에 대해 감정이입하고 이해하는 후기를 많이 볼 수 있다.

눈물이 나지는 않았지만, 나 역시도 그중 하나로 내 대표 성격을 하나로만 표현하자면 ‘불안이’였던 것 같다.

(이건 타인이 말해주는 것이 제법 정확한데, 나 같은 경우는 배우자가 먼저 말해주었다.)



수많은 시나리오와 변수를 체크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

생각이 너무나 빠른 나머지 멈추지 못하는 것.



두 가지가 영화 속 불안이와 나의 대표적인 공통점이다.


하지만 불안이가 늘 나오는 것은 아니며,

최근에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불안을 잘 컨트롤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젯밤에는 불안한 생각에 또 잠을 못 이뤘다.


불안은 평상시 일상에서 겪었던 “상황, 걱정”을 기반으로 생성되며

불쑥 튀어나오는 “생각”을 만났을 때 강하게 촉발된다.




시작은 이랬다.



밤에 블로그를 탐방하다가, 일본 니트족에 대한 만화 부분이 나온 장면을 보았다.

기술된 모습을 보고 솔직히 ‘어머.. 어뜩하니 정말’ 이란 생각이 들었다.

화면을 끄고 누웠을 때는 이미 그 잔상이 강하게 남았다.



그리고 얼마 전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 다시 소환되며 걱정이 시작되었다.

‘쟤도 저렇게 되면 어쩌나.‘


거기서 걱정정도로 멈추면 좋았으련만, 걱정은 마냥 심화되기만 하였다.

평소에 나 혼자 안고 있던 가족들 하나하나에 대한 걱정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진 상상을 하기에 이르렀다.



유학에 실패해 방에만 있는 것,

재산이 탕진된 것,

사업이 실패해 집에 빨간딱지가 붙는 것,

그래서 온 가족이 작은 우리 집에 찾아오는 것,

돈 받으러 우리 집까지 빚쟁이들이 쫓아오는 것,

개인회생절차를 알아보는 모습까지.



1시간 넘게 걱정 상상으로 고통에 몸부림쳤다.

누워서 눈을 감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여기까지 읽으면 나는 불안이 촉발되어서 도저히 잠을 못 잤다는 결론이 날 것 같다.


실제로 1-2시간의 시간이 흐를 때까지 잠을 못 잤다.


그 이후에 나는 어떻게 잠이 들었을까?

불안이를 잠재운 방법은 무엇일까?






1. 생각이 너무 빠르다. 천천히 멈춰보자.



흔히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생각을 왜 해?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잖아!‘

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불안이들은 나름의 현실적인 증거와 논리가 탄탄히 갖춰져 있다.


단순히 비행기가 폭발할 것 같다는 상상력이 아니다!

불안한 감정이라 함은 현재 있었던 일들을 기반으로 작은 사건 사고들이 나에게 영향을 미칠 거라는,

실증적인 것처럼 보이는 생각에 단단히 사로잡혀서 생기는 감정이다.


그래서 단단한 불안함이 끝도 없이 빠르게 이어진다.

인사이드아웃 2 속 불안이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회전하는 장면처럼 말이다.

생각이 너무너무 빠른데 스스로 멈추지도 못하는 모습이 바로 나다.




이때

“나 생각이 엄청 빠르다. 조금만 천천히 멈춰볼까?”

라고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


“아 나 또 엄청 빨리 생각했네 하하. 너무 멀리 갔나? 너무 미래인가? “

하고 머쓱해지는 순간에 바로 불안이 잠깐 멈출 수 있다.





2. 최대로 잘 됐을 때를 생각해 보자.


불안이 잠깐 멈췄을 때를 놓치면 안 된다. 그때 바로 이어서 생각해야 한다.


“최악 말고 최대로 잘 됐을 때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



앞서 생각했던 불안함의 끝, 최악의 상황들과는 반대로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말을 상상해 보자.


가족들이 밥벌이를 알아서 잘할 수 있다.

개인회생절차를 밟더라도 생활이 유지가능할 수 있다.

망하지 않더라도 그럭저럭 사업 유지를 잘할 수 있다. 등등



현실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말이 나온 후에는, 최대로 잘 되었을 때도 꼭 생각해 보자.


열심히 한대로 엄청 잘 되어서 생활 걱정이 없어지는 것.

행복하게 다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것!



그럼 어느새 걱정은 사라지고 다소 허황될지라도 슬몃 웃음이 날 수도 있다.

불안이를 잠깐 멈추게 하고, 기쁨이가 껴들 틈이라도 주어야 한다.




3. 생각은 내가 아니다.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명상 영상에서 자주 나왔던 말 같다.

“생각은 내가 아니다.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


나는 그동안 줄곧 내! 생각이니까 생각은 나 자신이라고 믿어왔었다.

그런데 위 문장을 들었을 때 좀 충격이었다.

떠오르는 생각을 다 마주하는 게 아니라,

‘응~너 생각이구나~ 그냥 지나가~’ 하고 생각은 생각일 뿐이라고 여길 수 있는 것이었다.



그냥 그런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그게 곧 나 자신은 아니다.

생각은 흘러가게 둘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1,2번의 마무리로 이렇게 생각을 정리해서 잠에 들 수 있다.


‘내가 지금 블로그를 보고 불안한 마음이 촉발되었구나, 그래서 평소에 갖고 있던 걱정들이 튀어나왔구나.

하지만 그건 최악의 경우고, 그럭저럭 잘 될 수도 있는 생각도 할 수 있잖아?

그리고 그게 다 꼭 이루어지란 법이 있어? 생각은 생각일 뿐이야. 생각이 나는 아니야. 생각이 나를 지배할 수는 없지.‘





하던 생각을 멈추고,
최악 말고 최고도 생각해 보고,
생각이 나를 지배하게 두지 않는 것.


그게 곧 불안을 잠재우는 3가지 방법이다.


무수한 불안의 밤낮을 보내고 터득한 3가지 방법을 잊지 말아야지.

누군가의 불안이도 잠에 잘 들 수 있기를 기원한다.



+불안해소에 도움을 주셨던 ㅇㅇ님과 명상 영상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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