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방이 당신이다.
미니멀리즘
이 말은 예술, 문화적인 흐름으로 시작했지만 우리의 삶에도 적용되고 있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함에 따라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삶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불필요한 것을 최소한으로 하는 삶. 더하기보다는 빼는 삶이다. 지금 나는 미니멀리스트다. 생필품 외의 쇼핑은 거의 없으며 물건으로 방을 채우는 것을 이제 싫어하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지만 책을 많이 사면 그만큼 버리려고 있다. 소유한다는 것이 만족감을 주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오히려 여백을 좋아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물욕이 없었던건 아니었다. 오히려 물욕이 심한 편이었다. 홀로 하는 취미가 많았고 대부분의 취미가 ‘수집’이었다. 대학생 때 자취를 했는데 그때부터 물욕이 급격한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을 집안에 가득 채워놓기 시작했다. 옷, 화장품, 향수 그리고 취미생활로 인한 여러 잡화들이 생겼다. 당시에 하나에 빠지면 시리즈별로 그 물품을 구입했기 때문에 택배 상자가 수없이 들어왔다.
정점은 회사원이 되고 난 시점에서였다. 큰돈이 매달 생기니 물욕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향수에 빠지면 브랜드 시리즈 별로 사고, 아날로그 감성이라며 빈티지 카메라 몇 대를 구입하고, 또 그림을 그린다고 여러 브랜드의 물감을 샀다. 신용카드가 이런 물욕을 더욱 잘 채우도록 도와줬다. 이번달의 나와, 다음달의 나. 그 다음달의 나를 합하면 걱정없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해댔다.
지금 생각해보니 물건을 소유하고 있는 자신에 만족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취미는 다른 취미로 갈아타고 물건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버리지도 못하는 것들이 나보다 내 방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물건이 잡다하게 늘어진 방은 그렇게 유쾌하지 않았다. 청소하기 더 싫어졌다. 하지만 버리질 못했다. 버리는 법을 몰랐다. 언젠가 쓸지도 모르고, 애착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결혼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그때 결심했다. 버릴 건 버리자고 말이다. 당시 나의 집은 휴식의 공간이라기 보단 무언가 불만의 장소이기도 했다. 꽉 막혀서 정체된 느낌이었다. 그런 물건들을 그대로 가지고 가고 싶지가 않았다. 넷플릭스에서 봤던 곤도 마리에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보고 그대로 따라 했다. 순서대로 물건을 버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강력하고 간단한 팁을 주었다. 바로 <두근거리는 마음이 없으면 버려라>라는 것이었다. 물건을 봐도 순간의 두근거림이 없으면 버리는 것이다. 그동안 같이 해줘서 고맙다는 마음으로 버리라고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의류, 서적, 종이류, 잡화까지. 이틀 내내 물건을 버리기 시작했다.
그때 버린 옷들은 70킬로가 넘었다. 전공 서적을 포함한 버린 책(중고로 판 책도 있다)들은 적어도 100권은 되었다. 취미로 인해 몇 백장으로 많아진 엽서 또한 예쁜 것들은 팔았고, 안 예쁜 것들은 버렸다. 이미 지나간 추억인 아이돌 CD도 버렸으며, 침대, 책상까지 다 버렸다.
새로운 집엔 가구와 전자제품이 있다. 다만 나의 옷과 책 그리고 물품들은 최소한이다. 깔끔한 집이 너무 좋다. 여러 잡다한 것들로 망치고 싶지도 않으며, 비어있는 공간에 있으니 나 또한 정갈한 사람이 된 것 같다.
버린다고 해서 스스로 무소유의 길을 걷겠다는 건 아니다. 다만 좀 더 큰 목표를 위해 방해되고 신경 쓰이는 물건을 가지고 싶지 안 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마쓰다 미쓰히로의 <청소력>이란 책에는 이런 말이 있다.
여기서 제가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이 사는 방이, 당신 자신이다’라는 것입니다.즉, 당신의 마음의 상태, 그리고 인생까지도 당신의 방이 나타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건들을 버리고 다시 새로 시작하고 보니 그 말이 맞았다. 방은 나 자신이다. 내 마음을 그대로 방이 반영한다. 물건이 널브러져 있던 나의 방은 나의 삶 그대로였다. 스스로가 내 삶을 그렇게 살고 있었다. 나를 바꾸기 위해서는 방을 우선 바꿔야 한다. 익숙하지만 힘들게 하는 것들을 버려야 한다. 첫 번째로 가장 쉽게 버릴 수 있는 것은 물건이다. 채우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
[질문 하나]
Q. 버릴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곤도마리에의 기준은 5가지입니다. 이 중 자신의 방을 둘러보고 버릴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봅시다.
1)옷 2)책 3)종이 4)잡화 5)추억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