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끝내 떡볶이를 먹고 죽다

by 유목상점

장을 보는 참담한

겨울이 왔다 시시덕거리던 여름을 지나

숙연해지는 겨울에 내동댕이쳐졌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더더욱 크다는 걸 실감하는 계절이다. 활동량이 줄어드는 탓에 사람들은

허리끈을 졸라맨다 그래야 산다고 한다.

누군가는 고독하게 내려앉은 겨울해를 보고

누군가는 그 햇빛에 흩날리는 먼지와 눈을 보며 희열 한다

그럼에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저금통에 꽂아둔 지폐를 뽑아 손에 쥐고 먹을 걸 사러 간다.

김과 김치라도 있길 바라는 식사에 금방 데운

고기가 나타날 일은 꿈에서도 불가능 하지

그래서 꿈에서는 발가볏겨진 내가 종종 등장한다.

처절한 현실에 치이고 밀려난 나는 흉물스러운 일에 휘말리다 잠에서 깨어난다.

장을 다 보면 손에 거스름돈이 많았으면 좋겠다

귤을 사 먹고 싶으니까.

어제는 잠자리에 들다가 문득 언젠가는 심장이 멈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언제 일지 모르지만 장을 보고 냉장고를 채워야 한다는

살이의 경쟁이 끝나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먹어야 하는 떡볶이값이 현실사회는 +알파 가 되기 때문에 그 우울이 고장 난 수도꼭지 같은 거다.

이천 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고

먹는 동안의 즐거움과 빈접시를 봐야 하는 공허에 잠식당하며 또다시 살아가야 하는 버거움을 이길 능력이 없기 때문이겠다. 산다는 건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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