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신용목의 첫 소설 『재 gray』
우리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아주 긴 이야기 속에서 태어난 것이며,
일생을 그 이야기의 거미줄에 걸려 파닥이고 있는 것이다.
_p.9 이야기의 시간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시간 동안 천천히 일어난 기적을 만지는 것이다.
_p.11 이야기의 시간
우리는 무언가와 결별하지 않고서는
그 실체를 만나지 못한다.
내 앞에 온 모든 것들은
상실을 통해서만 온전히 제 모습을 드러낸다.
_p.94 익숙한 고통
남아 있는 것들은 사라지고 사라진 것들은 돌아온다.
사랑은 같은 자리에 없다.
_p.125 고고학자이며 시인인
그렇게 모든 시간은 사라진다. 하지만 사라진다고 해서 애초부터 없어도 좋을 시간은 없다.
_p.104 제 몫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