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은 첫 에세이집 『일기日記』
사람들은 기억하고, 기억은 그 자리에 돌아온다.
기록으로, 질문으로. _p.76
어른들이 우리를 발견하기를 바라며 견딘 밤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_p.59
그때 처음으로 세계가 열린 것처럼 소리와 색과 감정이 분명해졌으므로 나는 그 순간을 내가 시작된 순간으로 여기고 있다. 거기서 시작되었다. 파도를 기다려, 라는 말로. _p.66
눈송이들이 소리를 먹어치우며 내리는 소리, 소리라기보다는 기척에 가까운데, 가을과 겨울 사이 이 지역에 짙게 끼곤 하는 안개의 기척과 닮았지만 그것과는 다른 밀도로, 눈 기척은 조금 소란하다. _p.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