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림'을 사랑하는 일
괜찮아요. 우리가 겪은 모든 소란騷亂은
우리의 소란巢卵이 될 테니까요.
_p.14 초판 서문
이렇게 일렁이는 종이는 처음이다. 놀랄 일도 아니다. 눈앞에 있는 것은 겨울 바다 한 장이니까.
_p.84 겨울 바다, 껍질로 출렁이는 밤
모든 처음은 자연스럽고, 어설퍼서 예쁘고,
단 한번이라 먹먹하기도 하다.
처음은 자신이 처음인지도 모른 채 지나가버린다.
처음은 가볍게 사라져서는 오래 기억된다.
_p.76 첫,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사람을 일컬어 "한밤중에 펼쳐진 책"이라고 했다는데, 나도 당신도 서로의 밤에 침입해 어느 페이지부터랄 것도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열렬히 서로를 읽어나간 거겠죠.
_p.33 하필何必, 이라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