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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의지혜 Mar 28. 2021

80세의 내 삶은 어떨까?

미국 PBS 나이 든 삶을 체험하는 리얼리티 다큐 <패스트포워드>

 MBC의 인기 방송 “나혼자산다‘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대적 주거 형태를 반영하여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연예인이 혼자 밥을 해 먹는 모습이라던가, 친구들과 술 한 잔을 기울인다거나, 청소하는 모습 등 싱글 사람 남녀의 공감대를 십분 얻어내 돌리던 채널을 멈추게 한다.. 서울에 1인 가구가 40년 만에 16배로 증가하고, 전체 가구 수의 33.9%를 차지하는데 이 중 62%가 계속 혼자 살겠다는 응답을 했다고 하니, 실상 ’나혼자산다‘의 시청률과 방송 소재는 이런 사회 추세를 전적으로 반영한 기획일 것이다. 방송의 소재는 그러하다. 육아 프로그램이라던가, 외국인이 출연하는 방송들의 기획의도에는 사회적인 세태와 이슈를 내포하는 것은 어쩜 당연하다.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이 타이밍에, 나이 든 삶을 조명하는 예능은 왜 없는 것일까?      


미국 공영방송서비스 PBS(Public Broadcasting Service)는 나이 든 삶의 실태와 인식전환을 담은 리얼리티 다큐멘터리 "패스트포워드(Fast Forward)"를 최근에 방영하였다. PBS는 우리나라의 KBS와 같은 방송사로 대표적으로는 시세미 스트리트(Sesame Street), 다운톤 애비(Downton Abbey) 등이 있는데 다양한 다큐멘터리 제작·방영하여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비판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을 담아 미국 다큐멘터리의 핵심 플랫폼 기능을 선도한다. 2040년이면 미국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 인구가 될 것이라는 미국은 80대 대통령이 선출되었고, 고령사회로의 본격적인 진입이 정치적 인적 구성에서나, 사회, 경제적, 문화적 기반에서의 변화도 이루어지는 것 같다. 가장 어렵다는 인식의 전환은 대대적인 사회적 캠페인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그 중 하나가 이런 다큐멘터리이다.     

패스트포워드는 PBS 웹사이트에서 현재 스트리밍 중이다

패스트포워드는 80대의 삶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 80대의 삶은 어떤지,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 그리고 그 나이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4명의 밀레니얼 세대가 그들의 부모들과 함께 노화 부트캠프(age bootcamp)에 참여하는 모습을 그린 리얼리티 다큐멘터리이다. MIT Age Lab이 제작한 노화공감 수트인 AGNES(Age Gain Now Empathy Suit)를 입고,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도움을 받아 나이든 자신의 미래 모습을 먼저 만나본다. AGNES는 젊은이들이 나이 든 사람의 입장이 되어 일상을 살아볼 수 있도록 디자인 된 수트로 노인이 되었을 때의 걸음걸이, 시야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실험복이다.      

30년의 시간 여행을 떠난 밀레니얼 자녀와 부모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나이든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의 변화를 경험하고 이런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가족 간의 더 높은 공감대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는데, 누구나 맞이하게 될 나이든 자기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깨달음, 대화의 방식, 사고방식을 조명하고, 그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 드는 것이 부정적이고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성공적인 노화를 위한 통제권은 자기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 – 즉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와의 공감과 교류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조명한다.     


패스트포워드는 The John A. Hartford Foundation와 The Gordon and Betty Moore Foundation 의 펀딩을 받아 FLX Entertainment가 TPT|Twin Cities PBS와 Next Avenue와 함께 제작했다고 한다. 단순히 다큐멘터리 제작 및 방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패스트 포워드팀은 이 다큐멘터리를 주변 사람들과 함께 본 후 주변 사람들과 같이 80대의 삶을 준비하고 계획해 볼 수 있는 툴킷과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 사회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우리나라는 2030년이면 65세 인구가 4명 중 1명이 될 것으로 미국보다도 훨씬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노인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도 안일하고,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너무나도 요원하다. 나이 든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황금 타이밍에 있으면 어떨까? 패스트포워드는 방송에 참여한 4쌍의 부모와 자녀가 이 방송 이후 어떻게 삶이 바뀌었는지를 인터뷰한 후속 영상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누구나 겪게 되는 나이듦, 노화 - 어쩌면 우리는 오늘을 살기에도 너무 바빠서 나이든 내 삶의 모습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준비하지는 않는것 같다. 주변 사람들과 패스트포워드 상영회를 열어 한번 이야기를 나누어봐야 겠다. 상영회를 연다면 참여하실 분들이 있을까?     



** 현재 PBS 웹사이트에서 다큐멘터리를 시청할 수 있다. **

** Photo credit to 패스트포워드 PBS 페이지 **

** 관련 사이트 **


https://fastforwardmovie.com/

https://www.pbs.org/show/pbs-fast-for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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