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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춘 Nov 17. 2024

다른 게 틀린 건 아니다

술값 1/N에 대하는 여러 유형

  어느 글쓰기 모임이 문우들의 각자 사정으로 해체되었다. 매주 한 번씩 만나서 합평을 하다 보니 친척들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글쓰기 모임은 성별, 나이를 떠나서 문우라는 이름의 수평적 관계로 이루어진다. 수필은 자전적 내용을 담기에 합평을 하면서 문우들의 지난한 서사를 알 수밖에 없다. 그러니 시간이 갈수록 문우 간에 친밀도가 올라가게 된다. 


  술잔을 기울이면서 지난날을 되돌아보았다. 비어 가는 술잔에 아쉬움과 허전함이 자리했다. 어느 여성 문우는 살짝 눈물을 훔쳤다. 언제가 다시 만나자고 몇 번이나 다짐들을 했다. 지금 헤어지면 마지막일 거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우리 삶은 만나고 헤어짐의 반복인 것을. 


  대표로 술값을 계산을 했다. 인당 14,750원이 나왔다. 술값을 처리하는 방식이 달랐다. 두 명은 술자리에서 바로 카카오 페이로 송금을 해 주었다. 나머지는 입금계좌를 알려 주니 송금을 했다. 인당 14,750원을 정확히 송금하는 사람과 반올림해서 15,000원 송금하는 부류로 나뉘었다. 그냥 송금만 해 주었는데, 어느 문우는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송금 메시지로 보내기도 했다. 생긴 게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니 다르게 생각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다. 문제는 다름을 틀림으로 해석하는 게 아닐까. 

  송금하는 금액이나 방식은 문우별로 다르지만 글쓰기 모임 해체에 대한 슬픔은 모두 같은 빛깔이지 않을까. 벌써 그들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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