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팀별 중간관리자들에게 월 단위 실적을 보고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팀장과 파트장들만 늘 보고하지 말고 중간관리자들에게도 월간 숫자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 달라고 합니다.
보고를 해 보지 않은 중간관리자들은 부담을 느낍니다. 보고는 팀장과 파트장의 역할로만 생각했고 본인 스스로가 숫자를 고민하며 총괄 리더에게 보고해 본 적이 없기에 긴장들을 합니다.
어디서부터 공부하고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직원들은 파트장과 팀장에게 질문을 던지며 보고의 준비를 해 나갑니다.
많은 직원들은 직장 생활을 하다 불만과 어려움이 생기면 팀장과 파트장들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보고만 받지 나처럼 열심히 일하지도 않는 듯 해' 라며 리더들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분명 리더들 중에는 일은 안 하고 정치만 하는 분들도 있고 역량이 안 되지만 팀장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90년대는 사무실 모습이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하루 휴가 쓰는 것조차 눈치 보고 팀장에게 밉보일까 회식자리에는 무조건 참석해야 했습니다.식당에 가서는 팀장이 먹는 걸 따라먹기도 했습니다.
아침에는 팀장 책상을 깨끗이 닦아주는 직원들과 커피를 타 주는 직원들까지 있었습니다. 팀장은 출근하자마자 오전 내내 신문을 보며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늘 팀장과 점심때는 같이 식사를 해야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고 팀장과 파트장들도 실무를 같이 하며 권한보다는 책임의 무게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상사와 후배들 사이에서 낀 세대처럼 눈치도 보고 조직도 관리하며 실무도 같이 해 나가야 합니다. 예전처럼 앉아서 보고만 받는 리더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고 같이 뛰고 일하며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임원이 돼서 뭐 해, 팀장이 되면 책임만 져야 하잖아, 어차피 짧게 다니느니 길고 가늘게 존버하는 게 좋은 거 아닐까, 머리 아프게 뭐 하러 직책을 맡아서 일해' 이런 대화들이 직장에서 쉽게 듣는 이야기입니다.
리더들도 많은 고충들이 있습니다. 상사에게 보고해야 하는 부담감과 실적에 대한 압박, 비용 집행에 대한 책임, 직원들의 정서관리, 조직관리 등 여러 방면으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어깨에 부담들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쉬는 것조차 후배들보다 쉬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하지만 팀원들은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인간은 자기중심적이기에 자기에게 불편한 것들만 보게 됩니다.
상대의 어려운 점보다 상대의 편한 점만을 보려 하며 사람들을 평가합니다. 직접 자신이 그 위치에서 고민을 같이 해 보지 않으면 리더의 고충을 절대 이해하지 못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이 며칠을 준비해서 팀 실적을 보고하러 사무실에 들어왔습니다. 팀장과 파트장은 보고 시 최대한 말을 줄이고 직접 중간관리자들이 보고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긴장한 모습들입니다. 안 해 보았던 것들을 해 보니 힘들기도 한 것 같습니다.
보고 중에 다양한 질문을 던집니다. 대답하지 못합니다. 당황하고 어쩔 줄 모릅니다. 중간에 팀장과 파트장이 일부를 대신 설명해 줍니다. 또 질문을 던집니다.
"실적에 대한 숫자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왜 우리는 숫자를 보고 이해해야 할까요? 왜 이런 자리를 마련했을까요?"
그냥 숫자만을 상사에게 보고하려고 준비했을 겁니다. 정확히 이런 자리가 마련된 이유를 잘 모릅니다. 안 해 보았기 때문에 더욱 힘들어합니다.
"여기 있는 중간관리자들이 회사의 숫자를 이해해야 무엇을 고민할지를 무엇을 해 나가야 할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냥 숫자가 아닙니다. 우리의 노력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 숫자이고, 숫자는 회사에서 언어입니다.
숫자를 모르면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일을 합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해 나가야 할지도 모르고 수동적으로 시키니깐 하게 됩니다. 직접 숫자를 보며 공부도 해 보고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봐야 느껴집니다. "
중간관리자들은 보고 시간이 너무 힘든 시간이었을 겁니다.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숫자의 의미를 몰랐던 것입니다.
그 의미를 모르니깐 엉뚱한 곳에 화살을 던지는 것입니다. 팀장과 파트장들에게 많은 부분을 비난하기도 하고 리더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남 일처럼 생각하고 방관자가 되는 것입니다.
직접 본인이 생각해 보고 만들어 보며 답답함을 느끼고 힘듦을 이해해야 리더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야 배우려는 태도가 생깁니다.
한 번의 보고로는 '인식의 전환'이 확 바뀌지는 않습니다. 반복적인 훈련과 노력이 존재해야 숫자의 의미를 이해하고 회사가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후배 직원들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남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살펴봐야 해. 본인이 무지함에도 본인이 잘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남 탓을 많이 해. 회사의 숫자를 모르면 회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찾지를 못해. 그냥 들리는 소문에만 관심 있고 까더라 소문을 만드는 주범이 될 수 있어.
후배들에게는 폼 잡지만 후배들은 배울게 별로 없는 사람이라고 뒤에서 욕하고 있을 수 있어. 숫자는 회사의 언어이기에 꼭 너희가 공부하며 의미를 찾아갔으면 해.
보고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힘든 과정이다라는 것을 알고 리더들이 하는 일들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알았으면 해. 그래야 팀장과 너희가 건설적으로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해"
보고한 직원이 이야기합니다.
"보고 준비하면서 내가 굳이 보고를 해야 하는지 귀찮게 생각했습니다. 오기 전에 파트장에게 계속 질문하면서 괴롭혔습니다.
해 본 적이 없다 보니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도 준비했는데 대답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젠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파트장을 괴롭혔다는 말이 좋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너희들이 왜 숫자를 알아야 하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거야.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야. acting is life야.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해."
사업장에 새로 부임하면서 조직문화를 바꾸는 과정으로 실적보고나 주요 사안 보고를 파트장과 중간관리자들이 직접 해 보도록 하는 과정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면접을 볼 때도 매번 팀장들이 들어왔지만 팀장들을 제외하고 파트장과 해당 부서의 실무자들이 들어와 면접관이 돼서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직접 경험하도록 해서 자신 스스로가 무엇이 부족한지 이해하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려 하는 것입니다. 또한 리더들의 고충도 이해하며 서로의 벽을 낮추고 원활한 소통을 만들고 싶은 의도입니다.
서로에 대해 무지하면 서로가 소통할 수 없습니다. 팀장은 숫자를 이야기하지만 그 의미를 모르면 서로를 괴롭히는 불통의 시간이 됩니다. 서로의 업무 고충을 이해하지 않으면 비난만 난무합니다.
서로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부분에서 서로 협력하고 어떤 의미로 일을 대해야 할지를 그리고 스스로는 무엇이 많이 부족한지를 느낄 때 조직문화는 달라지고 서로 소통을 하는 기회들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 후 조직문화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경험은 무지함을 깨고 방관자로 남지 않고 실행자로 행동하게 합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인식은 전환되고 인식 전환자들이 많아질수록 조직의 혈관은 돌며 소통이 됩니다.
인식전환을 통한 조직문화가 변해야 일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그래야 우리와 내가 성장합니다.
우리는 숫자를 숫자로 보지말고 그 속의 의미를 찾는 통찰력을 키워야 합니다. 회사의 언어로서 이해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숫자는 소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