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배치와 수면 시간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에 대한 우선순위를 다루었으니 이번에는 ‘시간 배치’에 대해서 알아보자. 앞서 강조한 것처럼, 우리의 에너지 특히, 두뇌 에너지나 의지력, 판단력은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어.
예를 들어, 선생님은 주위에 초콜릿이나 과자가 있으면 계속 먹게 돼. 아무 생각 없이^^ 그런 것들이 몸에 좋을 일이 없으니 과자류를 끊어야겠다고 다짐을 한 후 먹고 싶을 때마다 억지로 참아. 그런데 과자의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때가 있어. 힘든 하루를 보냈을 때 또는 일을 하면서 정신 에너지를 다 소진했을 때. 의지력을 다 소진했으니 과자를 거부해야 한다는 다짐을 지킬 수 없는 거지. 그리고 역시 나는 어쩔 수 없어 하며 자기 탓하기^^ 이런 것처럼 뭔가를 해야겠다고 다짐해서 잘 지키고 있었는데, 다른 일로 인해 너무 힘들어서 오랫동안 지켜왔던 일들을 일순간 무너뜨린 적 있지 않니?^^
뇌과학에서는 하루 분량의 의지력이 있고, 이 의지력은 쓸수록 소진되는 거라고 하더라.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위안 삼았지^^ 그 이후에는 가급적 의지가 필요한 일,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은 에너지가 넘칠 때 하기로 했어. 쓸모없는 일에 에너지 소비하지 않기로 결정도 하고.
비슷한 사례로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나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같은 옷을 여러 벌 구입한 후 매일 그 옷만 입었다고 해. 왜 그랬을까? 사회적 위치도 높고, 돈도 많았는데. 중요한 결정을 내릴 일이 많은데, 옷 고르느라 판단력, 의지력 등 정신 에너지를 소모하기 싫다는 거였어. 대단하지 않니? 한편으로는 멋지고^^ 정말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서, 중요하지 않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거기에 최소한의 에너지만 소모하는 것. 너의 시간을 배치할 때도 이것을 참고하면 좋을 거야.
예를 들어,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여러 개 있을 때 그것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처리하는 거야. 가급적 집중이 안 되는 상황이나 소모되는 시간이 생길 때. 그리고 너의 삶에서 중요한 일들, 집중해서 해야 하고, 매일 지속하면 좋은 일들은 가급적 일찍, 집중이 잘 되는 시간에, 의지력과 판단력이 충분할 때 하는 거지. 그 시간 동안에는 방해받지 않도록 핸드폰은 꺼두거나 주위에 부탁하는 것도 좋을 거야. 이렇게 하면 시간을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 있어.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처리할 때는 집중을 하든, 집중하지 않든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거든. 그런데 중요한 일들, 예를 들어 공부나 독서처럼 무언가를 이해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집중이 필요한 일들은 정신 에너지의 상태에 따라 빠르게 처리해버릴 수도 있고, 그렇지 않고 계속 시간만 끌 수도 있어. 선생님은 시험공부 할 때 그런 것을 많이 느꼈어. 미리 공부 안 하고 시험 전날 벼락치기 할 때^^ 공부할 분량이 많아서 새벽까지 자지 않고 해야 할 때는 머리가 멍해져서, 내용을 읽어도 이해가 안 되고, 당연히 기억도 안 남고. 시간은 물 흐르듯이 흐르고, 그 기분 알지?^^
또 다른 사례로는 회사에서의 집중근무 타임을 들 수 있겠다. 회사에 출근 직후 1~2시간을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으로 정해서 이때는 전화도 받지 않고, 회의도 하지 않아. 오직 집중해서 자기의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지. 요즘 어른들 사이에 열풍이 불고 있는 미라클모닝도 마찬가지야. 새벽 4~5시쯤 일찍 일어나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거야. 독서하거나 명상하거나 운동하는 것처럼 긴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들, 제 2사분면에 있는 일들을 이때 하는 거지.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한 여러 예술가 중에도 오전에는 몰입해서 창작 활동만 하고, 오후에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취미 생활을 하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
집중하기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는데 그 시간을 카톡하고, 게임하고, 웹서핑하는 데 먼저 사용해버리면 몰입해야 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다 소모하겠지? 이런 것들은 공부나 중요한 일들을 다 처리한 후에 남은 에너지로 해도 충분할 거야.
시간 관리에 관한 선생님의 마지막 조언은 컨디션 관리야. 컨디션 관리에 필요한 것은 좋은 음식, 운동, 잠이 있는데 이 중에서 학생들이 잠의 중요성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 얘기해볼게.
선생님의 올해 경험담이야. 올해 유독 수학 수업에서 조는 학생들이 많은 거야. 조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아이들도 각 반에 1~2명 보였고. 잠에 취해있어서 깨워도 학습 의욕이 전혀 없고 무기력한 아이들도 많이 보였어. 그래서 어느 날은 학생들에게 평상시 잠자는 시간을 물어봤어. 그 결과를 보고 선생님은 굉장히 충격을 받았는데 학생들은 그게 뭐 어때서요, 늦게 자는 게 당연하지요. 하는 반응이어서 2차 충격.
선생님이 수업하는 중학교 2학년 4개 반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왔어. 28명의 반 학생 중에 12시 이전에 자는 학생은 2~3명밖에 안 됐어. 1시쯤 자는 학생들이 12명 정도, 2시쯤 자는 학생들이 10명, 그 이후에 자는 학생들이 4명. 늦게 자는 이유는 다양했는데,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에 가고, 그 이후에 학교 숙제나 학원 숙제를 해야 해서. 학원 마치고 게임이나 유튜브, 웹서핑, SNS 하느라. 자유를 즐기고 싶어서 등. 참 안타까운 현상인데 중일이도 이 아이들과 비슷하겠지?^^
중일이가 쓴 내용 중에 할 일이 많아서 늦게 자고 그러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고, 수업에 집중하기도 힘들다는 내용이 있었잖아. 이러한 현상은 수면시간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상황이야. 수면시간이 부족할 때 일어나는 현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적어볼게. 할 일이 많아서 새벽 2시쯤 잠들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일을 성장, 감정, 학습 면으로 나눠서.
먼저 성장 면. 성장 호르몬은 자는 동안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수면시간이 부족하고 수면의 질이 나빠진다면 성장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길 거야. 그럼, 성장기 때 성장 호르몬의 왕성한 분비로 인해 키가 크고, 두뇌가 발달하고, 여러 영역의 성장과 발달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겠지. 안타깝게도 외모에 지장이 생길 수 있을 거야. 안타까운 상황이야.
수면 부족은 감정에도 악영향을 끼쳐. 피로가 충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아침에 강제로 일어나야 하니 굉장히 짜증이 나겠지. 비몽사몽 상태이고. 그런 기분으로 가족과 아침 시간을 화목하게 보내긴 힘들 거고, 안 좋은 기분으로 학교에 가면 학교생활 또한 쉽지 않을 거 같아. 지각이라도 한다면 선생님께 꾸중도 들을 거고. 평상시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친구들의 장난도 감정이 안 좋은 상태에서는 신경 쓰이거나 화가 나게 되잖아. 그럼 교우 관계에 문제가 생기겠지, 또한 수업 시간에 졸다가 선생님께 혼이라도 난다면ㅜㅜ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암울하게 보낼 거 같구나.
다음은 학습 면. 공부하고 싶어서 늦게 잔다는 학생들도 있어. 그런데 경험해서 알다시피 밤늦은 시간에는 학습의 효율이 굉장히 떨어져. 하루의 에너지를 다 소비한 상태인데 집중이 잘 될 가능성이 작잖아. 똑같은 내용을 학습하는데 낮에는 30분이면 해결될 것을 효율이 낮은 상태에서는 1~2시간 또는 그 이상이 걸릴 수 있어. 그리고 밤늦게 까지 공부하느라 정작 학교 수업 시간에는 집중하기가 힘든 상황이 펼쳐질 거야. 아무리 집중하려고 해도 몸이 피곤하니 저절로 졸릴 수밖에. 수업 내용을 다 소화하지 못했으니 나중에 이걸 보충하려면 또 그만큼의 시간이 더 걸리겠지? 예를 들어 시험공부를 할 때 제대로 학습한 내용을 복습할 때와 수업 시간에 관련 내용을 놓쳐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시험공부 하는 것은 차이가 크잖아.
앞에서 수면 부족이 감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잖아, 연구에 따르면 감정이 안 좋은 상태에서는 학습 효율이 훨씬 떨어진 데. 당연한 소리지? 기분이 안 좋은데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어? 앉아있다고 해도 집중하기 힘들 테고.
또한 우리 뇌는 깨어 있는 동안 보고, 듣고, 경험하고, 학습한 모든 것들을 자는 동안 정리를 해. 필요한 것은 기억하고, 필요 없는 부분은 삭제하지. 장기 기억으로 보낼 것과 단기 기억으로 보낼 것을 구분하기도 하고. 그런데 수면 부족으로 인하여 이러한 뇌의 정리 활동이 충분히 일어나지 못한다면 학습의 효율성이 떨어질 거야. 운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수면시간이 부족한 운전자의 상황 판단 능력은 음주 운전을 하는 운전자의 상황 판단 능력과 비슷하다는 결과를 발표했어. 공부를 열심히 하기 위해서 자는 시간을 줄여 공부했는데, 이런 결과를 얻는다면 참 안타깝지 않니? 이게 바로 밤늦게까지 안 자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심정이야. 공부하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줄인다는 것은 취지는 좋지만, 안 좋은 결과가 나올 게 뻔해서.
차라리 잠을 잘 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 채로 수업을 잘 듣고, 학교생활 즐겁게 하며, 공부할 때 집중해서 한다면 학습 효율도 높고, 학교생활과 일상생활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