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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아빠 Jan 02. 2023

2023년을 시작하며....

2023년은 <기대>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새겼습니다.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에게 행복하고 평안함이 가득한 한 해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우리 집에도 행복함과 평안함이 넘쳐 나기를 소망합니다.


신년을 맞이하여 처가 식구들이 우리 집에 모였습니다. 

연초의 화두는 아이들 외삼촌댁 사촌 누나의 대기업 입사를 축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촌 누나는 대학교 졸업 후 2년 동안 백수로 지내왔습니다.

집안의 걱정은 집 밖에도 나오지 않는 사촌누나의 취직이었습니다.

2년 동안, 가족모임과 행사에 참석하지도 않았습니다.

친척들이 모이면 사촌 누나 걱정뿐이었습니다.


그런 누나가 대기업에 취직했습니다.

외삼촌뿐만 아니라, 외할머님과 할아버지까지 기뻐하십니다. 

그동안 기죽어 지내던 외삼촌은 하루종일 웃음과 당당함이 묻어있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모임이 끝나갈 때 즈음....

외삼촌은 사춘기 큰 아들의 걱정을 가족의 대화로 끄집어 내었습니다.

말투는 걱정과 염려였으나, 그 속내는 큰 아들에게 대한 비난이었습니다.


사촌 누나의 축하모임 같은 새해 모임이 끝나고 모두들 즐겁게 돌아갔습니다.

큰 아들은 친구들과 잠시 놀다 오겠다며 옷을 입기 시작합니다.

큰 아들방에 들어가서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외삼촌이 너에게 한 말이 무슨 뜻인 줄 아니?"


아니요. 


"너를 걱정하시는 것도 있지만, 공부하지 않는 너를 조롱하는 의미도 있어서 아빠는 화가 났다."


아들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옷을 다 입고 나갔다 오겠다는 인사를 들릴 듯 말 듯 남기고는 문을 나섰습니다.


자식의 취업도 부모의 몫인가 봅니다.

자녀의 공부 못함도 부모의 책임인 요즘 세상입니다. 

아들이 지금은 방황하지만, 곧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남들과 조금 뒤처지거나 다르게 살고 있지만,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춘기 자녀가 방황하는 삶을 기다려주는 건 괴롭습니다.

수필집이나 소설책에 자주 등장하는 말처럼, 가슴 찢어지게 아프고 괴롭고 화가 납니다. 


그래도 내 자녀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늦더라도 행복한 삶을 살게 될 아이라는 믿음은 변함없습니다.

남들과 다른 모습이 틀린 삶, 실패한 삶은 아닙니다.


2023년은 <기대>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새겼습니다.

작년보다 더 잘 살게 될 것이라는 기대,

올해에는 더 많은 행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우리 아들이 멋지게 살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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