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면서 글을 쓰는 요즘, 글만큼 는 것이 있다. 나에 대한 이해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나는 '무던한' 사람이었는데, 기록을 통해 알게 된 나는 엄청나게 '예민한' 인간이었다. 어떤 날에는 스쳐 가는 바람에도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었고, 또 어떤 날에는 스쳐 가는 바람에도 성질을 내는 인간이었다. 게다가 어떤 날에는 이유 없이 에너지가 뿜뿜 거리면서 모든 것을 해낼 것처럼 깝쳐대더니, 또 어떤 날에는 이유 없이 에너지가 소멸되어 모든 것을 뒷전으로 미루고는 사실상 포기해버리도 했다. 세상 긍정적인 날에는 몸이 미친 듯이 가벼워 날뛰었고, 세상 부정적인 날에는 몸뿐만 아니라 뇌까지 정지하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감정이 늘 같은 선상에 놓여 있는 히즈면 좋으련만….
하지만 그런 걔도 히즈고 이런 걔도 히즈고 저런 걔도 히즈겠지.
그렇다면, 지금 히즈는 누구일까.
지금은 도파민이 왕성하여 에너지가 뿜뿜 차오른 히즈가 와 있다. 그간 침잠해 있던 에너지가, 킹누 콘서트 이후로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덕질은 영락없이 나를 좋은 길로 인도한다. 고조된 기분이 언제까지 유지될 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썩 나쁘지 않다. 밉게 보이던 대표님도 '다 사정이 있으니 내게 그랬겠지' 하고 이해하게 됐고, 퇴사 선언 후 불안했던 마음은 '하늘의 뜻이 있겠지…‘ 생각하며 계획조차 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에 갑자기 불끈 의지가 솟아 올랐다.
그러니까 도파민의 힘으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시기, 긍정의 에너지로 모든 사람이 예뻐 보이고 노잼 인간들도 유잼 인간처럼 느껴지는 시기. ’도파민은 내게 무한한 에너지를 주는구나…‘하며 자아성찰을 하게 되는 시기….
이 시기를 지나며, 또 한번 히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에너지가 소멸된 히즈에게 필요로 한 극약처방전은…, 다름 아닌 도파민이라는 것을.
그나저나 이 약발, 언제까지 유지되려나….
일단 츠네타로 계속해서 수혈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