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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버들 Feb 14. 2023

찔레나무



가지 끝자락, 꽃은 없다.

5월의 장미와 사촌지간

화려함보다는 수수함을

눈에 띄지 않게 소박하게 피었던 찔레는

비밀하나가 있다.

장미보다 더 날카롭고 단단한

가시가 있다는 사실이다.

혹여 가시덤불에 걸린다면

피맛을 볼 수 있다

찬바람이 불고

꽃이 진 자리

화려하게  붉은 열매 자랑하며 새를 부른다. 

무성했던 잎 떨어지자 찔레의 본연의 모습이 나타난다.

줄기 마디마다 돋아 있는 가시는 더 이상 숨기지 않는다. 

가시덤불 그 위엄한 모습에 수수하고 소박한 기억은 찾을 수 없다.


겨울 끝자락, 열매는 없다.

떨어진 자리 그 흔적은 다시 봄의 시작을 알리고

고양이 발톱 같은 가시와 털가시도 덩달아 싹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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