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 낫미?

by 박재석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많은 성도들이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대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질문을 합니다. 특히, 어린이 병원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서 이런 말을 들을 때는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데, 한 번은 선천적인 중증 장애인 아들을 15년간 혼자 키워 온 한 성도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왜 나면 안 되죠?"


어린이병원 수술 대기실에서 만난 40대 후반의 백인 여성은 '하나님이 원망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왜 나면 안 되죠 why not me?”라고 말했습니다. 자신도 처음에는 아들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서 마음이 아팠다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아들을 자신에게 보내 주신 뜻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15년을 함께 의지하며 살았습니다. 아기가 자라면서 그녀는 마치 감춰진 보물을 찾은 것 같았습니다. 남들과 다르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을 잘 따르는 아들을 정말로 사랑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장애인 아들이 처음에는 불행으로 보였는데, 지금은 “하나님의 축복인 것 같다”며 “왜 나면 안 되죠 Why not me?”라고 수줍게 웃으며 아들과 함께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또 한 번은 암병동에서 이런 환우도 만났습니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화학요법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누고 곁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화학치료에는 후유증이 많이 고통이 심한데 이 분은 전혀 그런 것이 없다고 좋아하셨습니다. 그래도, 전이된 암이 주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시종일관 이 분은 하나님의 은혜로 정말 기쁘게 살고 있다고 말하시는 겁니다. 정말 놀랍게 느껴졌어요.


어떻게 깊은 병 중에도 이렇게 기쁘고 편안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여느 중증의 암 환자와는 좀 달아보았습니다. 그래도, 사람인데 힘들고 아프고 슬플 때가 있을 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이 기쁨을 지키시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분은 "아무리 아프고 슬퍼도 주님이 제게 주신 기쁨을 빼앗길 수 없습니다. 저는 항상 이 기쁨을 지키기 위해 믿음을 사용합니다. " 그리고, 눈을 잠시 감았다가 다시, "내가 비록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살고 있지만, 저는 산 꼭대기에서 주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믿음으로 봅니다. 사실 저는 죽은 목숨 있었는데 아직 살아 있는 거예요. 7년 전에 아들로부터 콩팥을 이식받아 다시 살아났으니까요." 하시면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저는 아들을 통해 저에게 새 삶을 허락하신 그분이 주시는 기쁨을 결코 내 일상생활에서 빼앗기지 않습니다. 전 주님을 믿으니까요."



암과 질병으로 병원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불행 때문에 믿음이 흔들리고 급기야 믿음에서 멀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자신이 그런 불행을 당해야 할 눈에 보이는 이유를 알지 못할 때는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자신의 불행을 다른 시각, 믿음의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