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철로 위를 달리는 기차 같다. 마음에 드는 역에 내려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다음 역으로 가기 위에 다시 기차를 탈 수도 있다. 가보지 않고선 다음 역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전에 머물렀던 역보다 좋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목적지가 정해진 기차는 한 방향으로만 가기 때문에 되돌아 가는 건 쉽지 않다.
내가 머무른 역은, 따뜻하고 안정적인 곳이었다. 어쩌면 아주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도 괜찮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한 곳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른 역도 궁금해졌다. 내가 타지 않고 떠나보낸 기차는 어느 방향으로 가는 걸까? 기차 안에서 보는 창문 밖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역이 내가 속한 작은 세상, '회사'라면 기차는 '삶' 그 자체였다.
편안함을 내려놓고다음 기차에 몸을 실었다.지금은 달리는 기차의 문에 비스듬히 기대어 창밖을 보고 있다. 머무르던 역은 나의 목적지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음 역에 대한 설렘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기차 여행을 한다. 떠나온 역보다 더 좋은 역을 만날 수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느 역에 내리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어쩌면 방랑자의 기질을 타고난 건지도 모른다. 배움에 목마른 사람이라 끊임없이 배울 것을 찾아다닌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어서, 어린이 잡지 기자에서 시사주간지 기자가 됐다. 다른 역에서 어떤 배움을 얻을지 기대가 된다. 떠나더라도 머물렀던 역에 대한 추억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또 다른 세상에 한 걸음 발을 디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