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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루차 Feb 01. 2020

알라딘 바지를 입고-

이보시요 난 여행객이요.


  

어서와, 인도는 처음이지? 델리 빠하르간지에서 여행자들은 맨탈이 터지기 시작한다.

다른 곳을 여행할때보다 유독 인도나 네팔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알라딘 바지'라던지, 화려한 무늬가 수놓인 스카프를 두르고 이 곳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공유하는 것 같았다. 이것은 마치 한국에 놀러온 외국인이 한복을 빼입고 배낭을 메고 종로거리를 활보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이렇게 스스로 이방인을 자처하는 패션 때문에 때로는 현지인들의 부담스러운 시선과 지나친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멋모르고 관광객 티내고 다녔던 그때 그시절...


그렇게 나도 남들을 따라 별 생각없이 빠하르간지에서 이방인 차림으로 꾸미고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두었던 자이살메르행 열차를 타기위해 올드델리역으로 향했다.


혼돈의 시작이었던 올드델리역



인도의 기차여행은 변수가 많다. 1~2시간 연착은 기본이고, 20시간이 넘는 연착 끝에 취소되는 경우도 흔하다. 기차가 연착되지 않았다고 긴장의 끈을 놓쳐서도 안된다. 가령 10번 플랫폼에서 출발한다던 기차가 9번 플랫폼에서 떠날 준비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마냥 10번 플랫폼에서 기다리다가 인도행 첫날부터 호되게 인도맛(?)을 볼 뻔했지만, 이방인 차림을 하고 있던 나를 알아보고 어딜 가냐고 물어주던 이가 있어서 9번 플랫폼에서 몰래 떠날 준비를 하던 기차에 가까스로 오를 수 있었다.



이래서 여행객들이 현지인은 안입는 알라딘 바지를 사서입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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