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루차 Feb 05. 2020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명존쎄'는 위험하다.

‘탁! 치니까 억! 하고 죽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이 남용되던 시절. 고문치사로 생을 마감했던 한 청년의 사인을 얼버무리다가 나온 저 말은 교과서에도 박제되어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과거사의 주인공은 후에 모진 고문과 동반된 질식사로 판명이 되었기에, 저 황당한 변명은 국가 권력의 어두운 민낯을 드러내는 말로 오래도록 회자되었다.


절대 따라하지 마시오. 

그렇다면 정말 사람은 한번 ‘탁’치고 죽을 수 있는가? 사실 우리 주변에서 드물지 않게 사람은 어이없는 이유로 죽기도 한다. 오늘은 그중에 하나인 ‘Commotio Cordis(심장진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이것과 관련하여 내가 비교적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던 이야기가 있는데, 중학교 1학년 여름이 갓 지난 시기, 중학교 2학년 선배가 갑자기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이유는 허무했는데, 갓 축구를 끝내고 식수대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던 이 학생을 지나가던 중학교 3학년 선배가 보더니 인사를 제대로 안한다고 시비가 붙었고 그 선배의 주먹을 가슴에 맞고 그자리에서 심장이 멎었다는 것이었다. 황당하고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심장은 제법 단단한 구조물들로 둘러싸여 있지만, 사소한 충격 하나가 무시무시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황당한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운동중에 공이나 도구에 가슴을 맞거나, 다른 경기자와의 신체적 타격이나, 달리는 자동차에서 운전자 사고가 발생할때 핸들바에 가슴을 부딪혀도 운이 나쁘면 즉사할 수 있다. 주로 젊은 남성(18세 미만)에 호발하는 편으로, 역시나 남성의 평균수명을 깎아먹는데도 기여한다.


이유는 단순한데, 전흉부에 가해지는 충격이 전기적으로 심장이 제일 불안정한 시기인 심장의 재분극시기인 0.01-0.02초의 짧은 기간에 가해지게 되면, 심정지 리듬 중 하나인 심실세동이 발생하게 되어,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시기는 심장의 전체 주기중 1%에 해당하는 시간으로, 통계적으로 따져 보더라도 매우 높은 확률이다.


애먼 공약을 했다가 비명횡사할뻔한 모 배우분...


우리는 인터넷에서 혐오하거나 해치우고 싶은 사람에게 ‘명존쎄(명치 존나 쎄게 때리고 싶다.)’하고 싶다고 많이들 표현하는데, 명치를 존나 쎄게 때리면 1%의 확률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음을 유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Commotio_cordi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