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농장에서 보낸 하루
5월의 제주는 이미 초여름.
감귤은 겨울에 따는 줄로만 알았던 엄마에게
“귤 따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은 별을 따오라는 주문처럼 느껴졌다.
소문 끝에 찾아낸 보물 같은 곳.
제주 서귀포에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감귤 체험이 가능한곳. 그렇게 별 대신 귤을 딴 하루가 시작되었다.
귤이 주렁주렁, 웃음이 방울방울
천천히 걸어서 감귤밭으로 들어가는 길.
기대에 부푼 아이들 손에는 작은 바구니 하나씩.
"여기 있는 귤은 못생겨도 정말 맛있어요"
직원분의 말처럼 울퉁불퉁한 감귤들이
햇살을 머금은 보석처럼 반짝였다.
“엄마, 이건 할머니 드릴래요!”
귤을 따는 작은 손이 그리움을 따듯한
마음으로 옮겨갔다.
귤보다 귀여운 우리 공주와 반려견
못난이 감귤 두 개 들고
사진 속 우리 딸은 해맑게 웃고
감귤향보다 달콤한 순간이었다.
처음 보는 과수원에 어리둥절한 코코도
우리와 함께 체험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비록 풀어놓을 순 없었지만
가족 모두 함께한 그 자체로도 감사했다.
감귤은 달고, 마음은 따뜻하고
솔직히 말하면 1인 1kg은 생각보다 양이
적었고 가격은 다소 높은 느낌도 있었지만
우린 기억을 담았으니까 괜찮아.
아이들 표정은 과수원 감귤 전부를 따버릴
기색이었고 사진 한 장마다 웃음이 박혔다.
늘 사진 찍어주겠다는 딸아이 덕분에
오늘도 엄마는 앵글 속에 남았다.
감귤 한 바구니에 담긴 가족의 계절
언제 어디서든 체험이 가능한 최남단 감귤농장.
아이들에게도, 부모님께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지금도 사진을 보면,
귤빛 웃음이 떠오른다.
"다음엔 아버지랑 할머니도 꼭 같이 오자.”
아이들의 그 말 한마디에,
이 하루는 정말 값진 하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