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참 여러 번 다녀왔지만
요트는 처음이었다.
해운대도, 광안리도 익숙한 풍경인데
요트 위에서 바라보니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마치 우리가 어디 낯선 해외의 바닷가 도시에
도착한 듯한 기분.
가족끼리 처음 경험한 부산 요트투어에서
그 낭만과 여운이 오래 남았고 결국 다음 해
내 생일엔 남편이 또다시 요트를 예약해 줬다.
두 번의 요트투어, 두 번 다 전혀 다른 감동이었다.
주말이라 부산 교통이 걱정됐지만
요트장 주차장이 무료 개방이라 한결 여유로웠다.
주변 산책하며 부산국제영화제 거리도 걷고
파크하얏트, 아이파크 고층빌딩들을 배경으로
촌스럽게 가족사진도 남겼다.
해가 지기 전, 따뜻한 햇살과 찬바람 사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바닷바람을 타고 멀리 퍼졌다.
저녁 7시 반, 드디어 요트에 올랐다.
슬리퍼로 갈아 신고 탑승.
담요는 2인당 하나씩 준비되어 있었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갈수록 부는 바람은
생각보다 꽤 차가웠다.
미리 담요를 챙겨간 덕분에 아이들도 춥지 않게
탈 수 있었다.
요트가 마린시티를 지나고
동백섬과 광안대교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
배 위에선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렀고
중간중간엔 신나는 클럽 노래까지 틀어주셔서
아이들은 엉덩이를 씰룩이며 리듬을 타고
우리 부부도 음악에 취해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불꽃놀이가 터지고
드론쇼까지 펼쳐지는 순간엔
우리 가족 모두 말없이 하늘을 바라봤다.
그 조용한 경외감,
그 밤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들어줬다.
요트 위에서 만난 직원분들은
정말 친절하셨다.
먼저 다가와 사진을 찍어주시고
그 덕분에 자연스럽고 예쁜 가족사진이
한 장, 두 장 쌓여갔다.
아들 녀석은 심지어 요트 내부까지 들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구경하고 나왔다.
다른 손님들은 아무도 가지 않았는데
왠지 우리 집 아들만 가능한 미션 같았다고 할까.
나야 파도에 살짝 어지러워 멀미 기운이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추억이 되어버린 밤.
멀미 심한 분들은 멀미약이나 사탕,
하나쯤 준비하시면 더 좋을 듯하다.
그날 밤, 광안대교를 요트 위에서 올려다보며
나는 그 웅장한 다리 너머로
예전의 여행들이 떠올랐다.
언제나 부산은
내 마음 어딘가를 건드리는 도시였다.
아이들과 함께 바다 위에서 마주한 그들의
웃음과 탄성은 그 어떤 장면보다 오래 남을 것 같다.
가족 여행에서 가장 반짝였던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밤바다 부산 요트투어다.
부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리고 아이와 함께라면
꼭 한 번쯤 요트투어를 추천하고 싶다.
아이들은 바다 위에서 바람을 맞고
불꽃놀이와 드론쇼를 보며
세상을 조금 더 넓고 반짝이게 기억할 테니까.
나 역시 그날의 바람과 빛을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게 될 것 같다.
부산의 밤은 그렇게 바다 위에서 더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