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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얼 May 03. 2022

에스프레소의 짝꿍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날이 급격하게 따뜻해지면서 봄을 즐길 새도 없이 여름이 다가오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코로나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많이 완화되고 있어서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에 새로운 형태의 에스프레소 바(Espresso Bar)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우 다양한 형태의 매장들이 있습니다. 제공하는 에스프레소의 형태가 매우 다채로우며, 디저트와 가격대 등이 다양합니다. 


가격대도 조금씩 다르고 제공하는 에스프레소의 형태도 매우 다채롭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물'입니다. 어떤 카페를 가던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면 대부분 물과 함께 제공합니다. 그리고 어떤 곳은 일반적인 정수된 물을 제공하지만 어떤 곳은 탄산수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러분은 왜 에스프레소와 함께 물을 제공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십니까? 얼마 전에 지인 중 한 분이 무심코 던져주신 질문을 받아서 생각해보니 저만 해도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았습니다. 막연한 이유만을 추측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에스프레소와 물이 함께하는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정확한 유래는 없습니다. 다양한 이론과 추측이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들도 이 글을 읽으시면서 어떤 이유가 가장 합리적 일지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1. 커피를 마시기 전과 후로 입(미각)을 깨끗하게 정리하기 위해서

에스프레소는 강한 압력으로 추출된 커피입니다. 그만큼 와인처럼 다채로운 맛과 향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그 에스프레소의 향미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마시기 전에 입이 깨끗해야겠지요. 만약, 양치를 하고 난 직후에 미량의 치약이 입에 남아있다거나 떡볶이를 먹고 난 후에 강렬한 떡볶이의 양념이 입 안에 남아있다면 에스프레소의 섬세한 향미를 느끼기 힘들겠죠? 


그리고 커피를 마시기 전뿐만 아니라, 커피를 마시고 난 뒤에도 미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보통 카페에 갔을 때 꽤 긴 시간 동안 앉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지방성분이 많은 농밀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먹고 시간이 지나면 입 안에 많은 것이 지저분하게 남아있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일반 물이나 탄산수 한 모금으로 입안을 깨끗하게 정리해주는 것이죠. 그리고 나면 옅은 향의 여운만이 길게 남아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이탈리안 커피 문화에서 유래되었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문화는 이탈리아에서 유래되었다고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오래된 역사 속의 카페들은 이탈리아에 많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의 많은 에스프레소 바도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방식을 고수하고 있죠.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이탈리아의 날씨는 우리와 많이 다릅니다. 덥고 습한 지중해 날씨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것이죠. 그러나 커피는 이뇨작용이 꽤나 강합니다. 안 그래도 덥고 습한 날씨에 이뇨작용이 강한 커피가 들어가게 되면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수분을 다시 채워주기 위해 물과 탄산수를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향기롭고 새콤달콤하고 씁쓸한 에스프레소 한 잔, 그리고 시원한 물 한잔이면 완벽하겠죠?


3. 깨끗한 물로 커피를 추출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어떤 이는 에스프레소와 함께 정수된 물을 제공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깨끗하게 정수된 물 한 잔을 함께 주면서 "우리는 이렇게 깨끗하고 잘 관리된 물로 커피를 추출합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이지요. 상대적으로 비주류 이론이긴 하지만 나름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에스프레소와 함께 물 또는 탄산수를 제공하는 이유를 몇 가지 찾아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이중에 어떤 이론에 가장 공감이 되시나요? 그리고 물과 탄산수 중에 어떤 것을 더 선호하시나요? 저는 이론들을 찾아보면서 일반적인 정수 물과 탄산수 중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제공하는 바리스타의 선호에 따라 다르겠죠 그저 탄산수를 마셨을 때 입 안의 잔여물이 더 청량하게 씻겨나가는 느낌이 들긴 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취향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저는 이제까지 에스프레소와 함께 차갑고 향기로운 재스민 티를 받았을 때 가장 좋았습니다. 


(c)만얼 | 에스프레소와 함께 제공 받았던 차가운 재스민 티


여러분들의 경험도 함께 공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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