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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지 Nov 11. 2023

다시 시작하는 꿈

생애 최초 전시회를 합니다.

한때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는 건지도, 사랑이 있는 건가 의심 들기도 했지요.

행복한 생활인 것 같은데 내가 없는 삶,

말 한마디에 쪼그라들던 심장,

수분 감 없이 말라가는 기분.


그런 기분 참 힘들었어요.

늘 잘한다, 예쁘다 소릴 듣고 자랐는데

맘에 안 드는 눈빛, 늘 들리는 뒷소리, 이방인 같은 느낌은 좋았던 일, 행복했던 일까지도 모조리 기억나지 않게 할 만큼 자존감을 바닥까지 떨어지게 했지요.


다시 나를 찾기로 했어요. 일어나고 싶었어요. 반짝반짝 빛던 나를 되찾고 싶었지요.

그런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육아서 외에 나를 위한 책을 안 읽은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어서 책을 고르기도 힘들었어요.

독서모임을 찾았어요. 편독하지 않고 나를  일으켜 세우고 싶다는 간절함으로요.

2019년부터 지금까지 나를 단단하게 해주고 있는 책 읽기 그리고 독서모임은

내 생애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그렇게 공부하며 살다 보니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묻는 질문들이 많았어요.

코어콘텐츠를 찾아야 한다면서요.

그런데 잘 모르겠더라고요. 15년 전업주부를 했을 뿐인데 나 왜 이렇게 된 거지.. 안쓰러웠어요.

눈치 보지 말고 욕먹을 각오하고 나를 먼저 챙기기로 했지요.

세상에나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예요.

맞추느라 늘 고단했고, 하면서도 좋은 소리 안 들리면 서운하고 주눅 들고 했는데

나를 먼저 챙기니 모두 맞춰서 챙겨주는 거 있지요.

내가 너무 겁을 먹었던 거였어요. 잘 보이고 싶어서요.

그래서 잘 안보이기로 맘먹었어요.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도장 깨기처럼 해나갔지요.

꽃이 알고 싶어 꽃을 배우는 것을 시작으로 운동도 시작했어요.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것도 알았거든요. 아프지 않기 위해 운동했어요. 8년째 운동은 이제 습관이 되어서 저를 지켜줍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요. 학원에서 작품이 3개쯤 완성되었을 때 코로나가 시작되어 너무 즐거웠던 것들이 멈추게 되었어요. 그때쯤 온라인으로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에 들어가게 되었지요.

디지털드로잉을 배우고 폰으로,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며 소통했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툴 다루는 법이 조금씩 늘어가면서 그림이 하나 둘 완성되었고, 꽃이 좋았던 저는 꽃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이모티콘을 만들기도 했고, 온라인상의 전시회에 참여도 해서 기부도 해봤네요.


함께의 힘은 대단합니다.

23년 11월 29일-12월 8일까지 함께 그림을 그렸던 분들과 오프라인에서 전시회를 열게 되었어요.

오늘 마지막 교정작업 마치고 구글폼을 작성해 업로드한 후 이 기분을 남기고 싶어 글을 쓰고 있는 제가 참 예쁘고 대견합니다.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지요. 그저 좋아서 시작해서 맞이하는 첫 전시회의 기분이란 설렘 반 뭉클함 반인 것 같아요. 우린 그림작가입니다. 어제의 나와만 비교하기로 했지요. 함께의 힘을 믿고요.



소개합니다.

작가 : 꿈지

작품명 : 다시 시작하는 꿈

작품설명:

내가 행복해야 모두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나를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그런데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기로 했어요.

가장 먼저 알고 싶었던 것은 꽃이었어요. 그래서 꽃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꽃을 만지고 향기를 맡고 형태를 만들어서 집으로 가져오는 모든 과정이 행복했어요.

제가 만든 꽃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에 제 꿈을 담았습니다.     

그렇게 운동, 독서모임, 그림, 글을 쓰면서 저를 알아가고 있어요.

바닥까지 떨어졌던 자존감이 올라가고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커졌어요.

어제보다 조금씩 성장하는 저를 칭찬합니다.

할머니가 되어도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예쁘게 늙고 싶은 꿈을 꿉니다.     



칼라의 꽃말은 열정, 결단과 전진이라고 합니다.

열정을 가지고 다시 꿈꾸기, 우리 함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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