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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기 Aug 09. 2022

덩그러니 독립을 해버렸다

비혼1인가구의 리얼 독립기#1

'00만 하면 다 될 것 같아'



원동력, 목표, 꿈 뭐라 말하던 그 비슷한 것이 나에겐 독립이었다.

앞자리가 3으로 바뀌고 느지막이 제 발로 독립을 할 수 있었다.

2년간은 설득했고 3년째에 질러버린 내 독립.



다분히 독립적인 성격,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내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계획적이고 나만의 질서가 있는

여기까지가 내가 나에 대해 알고 있는 모습이다.



막상 덩그러니 놓이니 내 새로운 모습에 눈을 뜨고

날것 그대로 고독해졌다.



그렇다고 이 상황이 싫은가? 그건 아니다.

싫다기보단 낯선 기분이다.



처음에는 쓸고 닦고 정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음식을 하고 음식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널고 개고 청소기를 돌리고 쓸고 닦고

그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지?



큰 자유가 주어졌을 때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기분이다.

헤엄치는 법을 잊어버린 물고기가 된 것 같다.



내가 내 눈치를 볼 필요는 없는데 뭔가 더 잘 살아야만 할 것 같다.

원래 다들 이렇게 덩그러니 놓여서 사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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