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일은 하지 말자!
작은불씨 북클럽 기획 및 홍보, 실행
1) 성매매, 상식의 블랙홀
2) 레이디 크레딧
들불레터 21화 발행
mixtape 들불 vol.7 작은마음동호회 편 발행
주간소비점검모임 기획 및 진행
Brave New World 준비땅! 홍보
<비학술적 학술제> 개별미팅 및 3차 회의
보험 강연 미팅
이번 작은불씨 북클럽은 '착취의 경제'를 메인 테마로 잡고 「성매매, 상식의 블랙홀」,「레이디 크레딧」두 권의 책을 다뤘다.
모임에서 다룬 책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쓸 예정으로, 여기에는 간단한 모임 후기만 남기기로 한다.
1)「성매매, 상식의 블랙홀」(책 정보)
당일 총 다섯 명이 진행하기로 되어있었으나, 나머지 세 분이 노쇼인 관계로 둘이서 오붓하게 진행했다. 완독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발제문에는 주요 내용을 발췌하여 아래와 같이 기재하였다.
모임을 시작하면서는 서로의 성매매 인식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 나눴는데, 둘 다 이 책을 펼치기 전 책의 내용과 주제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단 걸 알았다. 표지도 살벌하고(살벌함을 느낀 건 그만큼 우리나라의 성매매 현실을 잘 포착해낸 훌륭한 표지라서겠지만..) '성매매'라는 주제가 주는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었다. 여성을 착취하는 내용들이 자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서술되는 책이었다면 책장을 덮고 나서도 여전히 두려웠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성매매 현장의 실태를 낱낱이 포착하여 드러내되 성매매 여성을 대상화하거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묘사를 덧대어 불필요하게 서술한 장면이 없었다. 정말 필요한 부분만 담고 있는 알짜배기 책이니, 혹시 우리와 비슷한 두려움으로 시도해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일독을 적극 권하고 싶다!
2) 레이디 크레딧 (책 정보)
이 책은 여러모로 나에게 도전이자 부담이었다. 책의 난이도가 상당했고, 자본주의가 여성의 삶에 침투하는 장면을 정면으로 맞닥뜨려야하는 책이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다루게 되면 들불의 다른 프로그램인 돈비프(Don't be afraid, 경제 도서를 읽고 여성들도 돈타령을 해보자는 스터디 모임)의 목표와 상충될 것이 우려되어 진행 여부도 고심하던 터였다. 하지만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여성혐오적이며 착취적인 행태와 우리가 우리의 파이를 찾고 진정한 자립을 이루는 것은 양립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어 진행하게 되었다.
이 책은 총 432페이지로 분량과 난이도를 고려하여 총 2회에 걸쳐 진행했다. 1회차에서는 책의 5장까지 다루었는데, 전반부에서는 성매매를 둘러싼 소득/부채 담론이 지닌 한계점을 서술하며, 과거 여성운동이 걸어온 행보가 성매매를 바라보는 관점과 그것의 한계를 설명했다. 3장부터는 '몸의 증권화(담보화)' 개념을 설명하는데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이 부분부터 어려움을 느끼리라 생각한다. 책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한 번 더 다루기로 하겠다.
아쉬웠던 점
: 분량이 많고 난이도도 상당하다보니 책의 내용을 소화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고,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동안 PPT를 제작해야했는데 덕분에 발제문에 오타나 비문이 많았다. 요약도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고... 또, '채권유동화 기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다소 버벅거렸는데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더 쉬운 예시가 필요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타인에게 설명하려면 내가 먼저 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그리고 젤 중요한 거.. '책을 말하는 연습' 시급 응급 긴급!!!
잘한 점
: 일단 이 두 책을 들불에서 다룸으로써 들불 계정을 팔로우하거나 레터를 구독하고 있는 구독자들에게 시사점을 던져주었을 것으로 예상하여 만족스러웠다. 또, 성매매 산업이 작동하는 원리와 방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 좋았고, 참여자들이 이런 이해를 기반으로 이 책을 주변에 추천하고 싶다고 할 때 짜릿했다! 그리고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발제문 22페이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는 사실에 셀프 칭찬을 해줬다. 이번 발제문 제작을 통해 책 요약에 대한 감도 어느 정도 익힐 수 있어 좋았다! 굳잡 구구!
이번 레터의 주인공은 윤이형이었다. 윤이형이라는 이름은 가만 떠올리기만 해도 그리움이 몰려온다. 단단하고 뚝심있으면서도 주저 없이 나약함을 드러내는 용기를 가진 분.. 그립고 그리워!!
이번 레터의 변화
1) '들불이 펼친 세상' 코너를 삭제했다. 일단 출판계와 여성운동판의 동향을 충분히 파악하기가 어려웠고, 결정적으로 레터의 홍수 속에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정보를 선별하여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 잠시 중단했다.
내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 :
정보과잉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더 알찬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까?
근데 어떤 것이 알찬 정보지?
사람들은 들불레터에서 무엇을 얻어가고, 또 어떤 것을 얻고 싶어할까?
수신거부 당하지 않으려면 어떤 시도들이 필요할까?
정보는 어떻게 전달해야 효과적일까? 내가 다루고자 하는 정보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레터가 맞을까?
2) '들불의 새로운 소식들' 코너를 이미지+글의 형태에서 짧은 글의 형태로 대체했다. 이 부분도 고민이 많았는데, 레터에 이미지가 많이 들어간다고해서 그게 시각적으로 편안하고 보기 좋다는 보장은 없다는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었다. 들불의 소식을 심플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당분간 이 방식을 고수하려 한다.
이번 믹스테잎은 인스타그램 게시글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기존 템플릿이 왠지 지루해져서 한 번 바꿔봤다. 역시 생각한대로 되지 않았지만 ^^
출판사들의 인스타그램을 모조리 살피며 카드뉴스로 책을 어떻게 설명하나 봤는데.. 정말 굉장한 요약이 필요했다. 카드 하나당 이미지 하나+텍스트 한두 문장으로.. 아마도 출판사에서는 도서의 내용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면서 동시에 책을 적절하게 홍보할 수 있는 방식을 찾은 것 같았고, 나는 왠지 기존의 틀을 따라가고 싶지 않았는데.. 만들다보니 나의 오만함을 깨달았다 ^^... 주륵.. 한 줄 요약도, 적당한 이미지를 삽입하는 것도 너무나 어렵다는 사실을 왜 이제야 알았니 나야 출판사 카드뉴스 제작자분들 존경합니다..
다음 시도에서는 줄거리 요약 부분을 상당 부분 들어내고 좀 더 시각화해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할 것 같다. 현재 고려하고 있는 방식으로는 전에 그림일기 그렸던 것처럼(참고) 그려서 올리는 방식인데.. 과연..
요즘 진행하는 모임 중 제일 재밌고 또 제일 뿌듯한 모임이 바로 주간소비점검 모임이다. 일단 나부터도 모임 진행하면서 의식적으로 스탑한 소비들이 있고, 참가자분들도 매 주 모여서 주간소비표를 작성하다보니 나만의 소비 습관도 체크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게 되었다며 다들 계속 참여하길 원하셨다. 현재는 나 포함 총 6명이 모임에 참여중이다!
모임 진행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일요일 밤 10시, 줌에서 만나 30분간 각자의 주간 소비를 점검표에 작성한다.
2) 줌의 화면공유 기능을 이용해 한 주 간의 각자의 소비를 보여주고 설명하며 반성의 시간을 가진다.
3) 각자의 생활팁이 있다면 공유한다!
그렇다고 강박적으로 절약만을 강조하는 모임은 아니다. 소비를 할 때마다 자책하고 우울해지면 안되기 때문에, 또 소비 행위에 기쁨 또한 분명 존재한단 걸 알기 때문에 만든 것이 '최고의 소비'를 적는 항목이다. 이 항목이 있어서 종종 기쁘게 소비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다만 이게 불필요한 소비에 대한 정당화로 이어지지 않게끔 노력하기로 했다.
덧. 소비점검모임은 상시 모집중이니 참여 원하시는 분은 댓글 남겨주시길(찡긋)
쓰다보니 넘 길어졌다. 그만큼 한 일이 많았다. 11월은 꽤 설렁설렁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돈비프 프로그램에 대한 회고는 쓰다보면 정말로 길어질 것 같아서 따로 해 볼 예정. 실패의 좌절감이 유독 컸던 프로그램이라 회고 잘해서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전환시키고 싶다!
요며칠 몸과 마음이 무척 고단하고 심란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한 일들을 정리하니 보람차고 더 잘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푹 쉬되 너무 오래 주저앉아있지 말아야지. 깊게 호흡하며 느리게 일어나야지. 그리고 크고 선명한 발자국들을 남기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야지! 그리고 하나 더! 재미있는 일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