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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구 Feb 18. 2021

독서모임장의 책 읽기 - 기록

뭐든 기록을 해야 남습니다

   기록은 어렵습니다.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내 글씨도 참아야하고, 꾸준히 하지 않으면 소용 없을 거란 압박도, 마음에 들지 않게 써 버린 날은 페이지를 찢거나 노트를 버리고 싶어지는 마음도 이겨내야합니다. 별 것 아닌(하지만 지금 내게 너무 중요한) 고민들ㅡ이를테면 좋은 노트는 무엇인지, 또 좋은 펜은 어떤건지, 저 사람은 저렇게 꾸준히 잘 쓰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이지 같은ㅡ을 거듭하며 '기록'에 대한 갈피를 못 잡은 채로 1년이 흘러가버립니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래! 기록은 새해부터 하는거야!'
 

   올 한 해는 독서 기록을 (정말로) 해보고 싶은 분들, 여전히 기록에 대한 고민이 깊을 분들을 위해 준비한 오늘의 글! 독서모임장의 책 읽기 - 기록 편입니다. 오늘은 기록 중에서도 책과 관련된 기록에 대해서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책을 기록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디지털과 아날로그), 세부적으로는 총 4가지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디지털 방식 : notion(노션) 

아날로그 방식 : 먼슬리 / 메모 / 독후감


1. 디지털 : 노션notion

   사실 아날로그 기록을 디지털화시킨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노션은 주로 이런 식으로 활용합니다. 

원래는 책 표지 뒷면에 포스트잇을 부착하여 책에 언급된 정보들을 기재하였습니다
포스트잇에 붙이면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점 때문에 노션 페이지를 생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정말 집요하게 그 책을 파고드는 편입니다. 책 한 권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하는 욕심 많은 게으름뱅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자의 모든 것을 알고자 하고, 저자가 쥐고 있는 모든 지식을 손쉽게 손에 넣고자하며, 책 속에 언급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싶어하죠. 원래는 이 작업을 전부 손으로 했었습니다. 

   정보가 쌓여가면서 검색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저자가 어떤 책을 언급했는데, '어라? 이거 그 작가님도 언급하셨던 책인데! 그 작가님이 누구더라..' 하는 경우 무척 난감하고 애가 탔거든요. 그래서 요즘 가장 핫하다는 기록 도구인 노션으로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노션 카테고리는 위 사진처럼 기사/물음표(질문)/영화/음식/음악/작가/책으로 분류해두었습니다.



카테고리 내부에는 이런 식으로 세부 정보와 언급된 도서명을 기재해두었습니다

   

   각 카테고리별 세부 항목에는 위 이미지처럼 '이 정보가 왜 언급되었는지' 혹은 '내용 전개를 위해 인용한 구절' 등을 짧게 기록해두었습니다. 아직 노션 사용이 어설퍼서 이 정도로밖에 활용을 못하고 있지만, 언젠간 익숙해지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아날로그 : 먼슬리/메모/독후감


1) 먼슬리, 위클리

21년 2월의 기록

   

   먼슬리는 구매한 책(좌) - 읽은 책(우)로 나누어 기재합니다. 저는 회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고 있어 도서 구매량이 상당하고, 또 그만큼 많이 팔기도 하기 때문에 구매와 판매 내역을 제대로 적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책을 찾을 때 혼란스러워집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구매/판매 내역을 적어두려고 노력 중입니다. 기록은 되도록 이틀을 넘기지 않으려고 하지만, 바쁜 때에는 한 주간의 기록을 몰아서 작성해두기도 합니다. 


* 노트 커버 : 오브젝트 X 표뵤뵤 북파우치

* 다이어리 : 제로북스의 '공책'



2) 메모

   

   

   저는 어떤 내용을 손으로 써서 남기는 행위 자체를 무척 즐깁니다. 좋은 구절을 발견하면 필사를 하고 싶고, 또 그에 대한 나만의 코멘트도 남기고 싶어요. 그래서 메모 노트를 따로 만들어 기록해둡니다. 사실 이 방식은 효율이 많이 떨어집니다. 디지털화되어있지 않아서 검색도 어렵고, 한 번 쓰고나면 다시 들춰보지 않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나의 몸과 정신을 기록 그 자체에 쏟으면서 느끼는 충만감, 온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고요한 나만의 시간, 쓰고나서 잘 쓰여졌는지 한 번 더 읽는 과정에서 복기하게 되는 좋은 구절, 그렇게 머리에 남게 되는 독서의 흔적들.. 이런 것들이 소중해서 놓지 못하는 습관 중 하나입니다. 


* 노트 커버 : 오브젝트 X 표뵤뵤 북파우치

* 메모 노트 : 생각보관함 그리드 스퀘어


   

   

   

   사회과학도서나 인문서의 경우, 위 사진처럼 책 속에 메모를 남기기도 합니다. 보통 챕터별 키워드, 궁금증, 주제 등에 대한 메모를 남깁니다. 이렇게 남기는 메모들은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데 무척 유용합니다. 한 번 정리하고나면 머릿 속에 책의 내용이 선명하게 남아요. 단, 이동할 때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독서의 경우 이 메모법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메모지 : 아날로그 키퍼 (제가 사용한 것은 사은품으로 받은 메모지인데, 이와 가장 유사하게 생긴 상품을 찾아 공유합니다.)



3) 독후감

   독후감은 외부에 발행하는 글과 나만 보는 글 두 가지 방식으로 발행합니다. 

외부 발행용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이 많아 모자이크 처리를 하였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을 한 건 며칠 안 됐어요. 이 글의 초안을 작성했을 당시에는 제게 없던 기록 방식이었는데, 동료들의 권유도 꾸준히 있었고 저도 자꾸 제 글을 노출시켜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시작하였습니다. 손으로 쓰면 나만 보니까 진짜 솔직한 감상을 남길 수 있고(종종 등장인물 욕도 할 수 있고..) 엉망진창으로 써도(이 책 너무 좋았다 완전 짱->이런 식으로 쓰기도 합니다) 상관없다는 점에서 좋지만, 쓰는 내내 손이 무진장 아프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앞으론 웬만하면 컴퓨터에 기록하려고 합니다.


* 구구의 네이버블로그



   제 독서기록은 이 정도입니다. 사실 별 거 없습니다. 그냥 노트 두 권과 노트북만 있으면 해결될 일이죠. 하지만 기록이라는 게 마음 먹고 시작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록을 잘 하기 위해서 제일 첫 번째로 가져야 할 태도는 바로 '완벽주의'를 버리는 것입니다. 저도 원래는 글씨 조금만 삐끗하면 그 다음부터는 안 쓰고 노트 버리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근데 자꾸 그렇게 하다보니 비용도 많이 들고, 생각보다 에너지 소모도 크고, 남는 것 하나 없이 쓰레기만 늘어간다는 자각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좀 엉망이더라도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대충, 그러나 성실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대충, 그러나 성실하게'를 모토 삼아 기록을 시작해보세요. 여기에서 중요한 건, '성실'이 아니라 '대충' 입니다. 일단 시작하세요! 대충이라도!

   

   이 글이 처음 쓰여질 때에는 기록과 루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적었었는데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루틴 편은 따로 작성해보려합니다. 루틴 편은 정말 금방 돌아올게요..! 그럼 모두 즐거운 기록 생활을 하실 수 있길 바라며, 곧 루틴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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